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나 위편삼절(韋編三絶)은 모두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요즘 세대들은 코웃음 칠지 모르지만, 기성 세대들은 윗 어른들에게 지겹도록 들어왔다. 독서는 다독, 정독, 통독, 묵독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무릇 다섯 수레 만큼 책을 읽어야 한다는 '남아수독오거서'는 다독을, 가죽끈이 세번 닳아 떨어질 정도로 책을 읽는 '위편삼절'은 정독을 강조한다. 이중 정답은 없다. 독서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인천을 2015 세계책의수도로 정했다.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 3번째다. 시는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폈다. 유명 작가와 대화나 기록문화 토론회, 북콘서트, 여름독서실 운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민들에게 독서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하지만 모두 공감 할 수 있는 주제였음에도 전국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인천지역 서점수(90개)가 전국 7대 광역시중 꼴찌다. 서울(403개)이나 부산(186개), 대구(184개)에 비해 매우 초라한 숫자다. 광주(93개)나 대전(123개), 울산(99개) 보다도 적다.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서점수가 줄어 6년째 전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지역 대학생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발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391개 대학도서관 학생 1인당 평균 대출도서는 7.4권이다. 그런데 인하대만 7.9권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고, 인천대(6.8권), 경인여대(4.4권) 등은 평균 이하였다. 책보다는 전자자료를 이용하거나 취업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세계책의수도가 무색해지는 통계치다.

인천은 세계책의수도 임기가 지난 22일자로 끝나고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승계됐다. 하지만 책읽는 도시 인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지난 1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문화 운동은 지속 확대 돼야 한다. 독서는 가장 오래가는 쾌락이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나 위인전, 소설 등의 설렘이 평생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바로 독서의 힘이다. 한권의 책이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래도 독서를 게을리 할 것인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