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자본통제, 유일한 대안"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자본통제에 나서야 한다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중국이 당면한 '불가능한' 과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금리와 환율을 관리하는 동시에 자본계정 개방을 이루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편입된 이후 중국은 자본계정 개혁에서 후퇴할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유동성 완화를 꺼리고 외환 관리를 더 엄격하게 하고 있어 속으로는 구로다 총재와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 당국에 정책을 조언하는 한 관계자는 "12월은 충격이었다"면서 "외환보유액 손실이 판을 바꿨다"고 말했다.

자본유출로 인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천억달러나 줄었다. 특히 지난달감소액은 1천80억달러로 역대 최다였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투입했다. 위안화는 지난 5∼6일 이틀간 달러 대비 1.2% 하락했으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다.

하지만 지난 주말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인민은행의 회의록은 위안화의 추가 절하와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인민은행이 주최한 좌담회의 논의 메모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유동성을 너무 풀면 위안화의 추가 약세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지급준비율 인하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위안화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2014년 11월 이후 6차례에 걸쳐 금리를 하향조정한 바 있다.

FT는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 없이 자본유출로 인한 통화량 축소를 상쇄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풀고 있다. UBS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지난주까지 올해 첫 3주간 금융권에 투입한 유동성은 1조6천억위안(약 300조원)에 이른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시중 은행들에 달러 매입을 권유하지 말고 잘못된 정보로패닉을 일으키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

중국이 사실상의 달러 페그제에서 자유환율제로 전환하면서 경착륙을 피하려면 쉬운 길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투자회사의 중역은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과정이다. 많은 외환보유액을 쓸 것이고 글로벌 시장의 변동이 심할 것이다. 유례없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도 중국의 자본 통제가 사실상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금리를 올리면 자금유출을 막지도 못하고 중국의 성장 둔화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며 위안화 가치를 떨어지도록 내버려두면 시장의 혼란이 엄청나고 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한 선택은 구로다 총재가 지난주 제안했듯이 압력이 약해질 때까지 자본통제를 강화하는 길이라고 FT는 강조했다.

이어 자본통제는 장기적 해법은 아니라면서도 지금 같은 험난한 상황에서는 적절한 조치이며 몇년 뒤에는 통화를 자유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