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성적 2승1무1패 선전
승부 가른 칩샷 실수에 눈물
"언젠가 미국팀 꼭 꺾고 싶어"
▲ 2015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경기를 마친 인터내셔널팀 배상문(오른쪽)과 미국팀 빌 하스가 서로 끌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 프레지던츠컵 최종 결과는 대회 마지막날인 11일 펼쳐진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 중 11경기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었다.

인터내셔널팀 마지막 조로 출격한 배상문이 12번째 경기 16번홀을 마쳤을 때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의 승점은 14.5대 14.5.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16번홀까지 1홀 뒤진채 경기를 이어가던 배상문(29)과 빌 하스(미국)의 대결에 쏠렸다.

전날까지 포볼과 포섬 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하며 인터내셔널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배상문은 대회 마지막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는 샷 감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16번홀까지 1홀차로 뒤진 채 끌려가던 배상문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려 그대로 주저앉는 듯했다.

그러나 그림 같은 벙커샷으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컨시드를 받은 배상문은 18번홀(파5)로 승부를 끌고 갔다.

이번 대회에서는 싱글 매치플레이에 연장전을 하지 않기로 양팀이 합의했기에 역전은 불가능한 상황.

배상문이 할 수 있는 일은 18번홀을 따내 최종 승부 결과를 무승부로 만드는 것이었다.

배상문의 어깨에 이번 대회 전까지 미국팀과의 역대 전적 1승1무8패가 1승1무9패가 되느냐, 1승2무8패가 되느냐가 달려있게 된 것.

배상문은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지만 240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했고, 그린 앞 급경사를 타고 다시 미끄러져 내려왔다.

상대팀 하스의 두 번째 샷도 그린 옆 벙커에 빠져 배상문이 이 홀을 따낼 가능성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배상문은 세 번째 샷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홀에 바짝 붙이기 위해 여러 차례 연습 스윙을 한 뒤 신중하게 샷을 날렸지만 클럽은 뒤땅을 치고 말았다.

얼마 가지 못한 볼은 다시 급경사를 타고 내려왔고, 배상문은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고 말았다. 반면 하스는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으로 볼을 홀 가까이 붙였다. 결국 배상문의 패배가 결정됐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입대할 예정인 배상문은 "이번 주 여러모로 즐거운 기간이 됐다"며 "16번 홀에서 나의 경기 결과가 전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긴장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은 뒤 "이 때문에 칩샷 실수도 나왔던 것 같다. 그래도 골프는 앞으로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그는 이어 "(군 복무를 마친 뒤) 2년 뒤가 될 것인지 아니면 4년 뒤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해서 그때는 꼭 미국 대표팀을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