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예산네트워크 반대 시위서 "입장 밝혀라" 요구 … 문복위 확답 안해
오늘 '출자금·운영비' 심사 … 野 '반대 당론·내부 이견' 與 '찬성 지배적'
▲ 22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실 앞에서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회원들이 인천관광공사 출자금을 반대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인천시의회가 인천관광공사 설립을 놓고 막판까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극렬한 반대 속에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관광공사 출자금 및 운영비 104억원의 처리 방향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는 22일 오전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앞에서 관광공사 설립에 반대하는 내용의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시의회 문복위에 관광공사 설립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날 오후 늦게까지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복위는 23일 관광공사 출자금 및 운영비가 담긴 문화관광체육국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23일 문복위의 추경안 심사는 사실상 관광공사 설립을 확정하는 중대한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과 출자동의안 심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예산 마련이 공사 설립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복위는 23일 조례안과 출자동의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관광공사 설립 여부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문복위에는 야당 원내대표인 이한구 의원을 비롯해 야당 의원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여당 정책을 반대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 왔다.

이날 문복위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설립 찬성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초 관광공사 설립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간담회 개최, 성명 발표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반면 설립을 막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특히 의원 사이에서도 설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회기 초 관광공사 설립 예산을 모두 삭감한 뒤, 지역구 예산에 배분하자는 의견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 공약임을 감안해 원안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당은 야당이 조직적으로 반대해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살리거나, 상임위원회를 우회해 본회의에 조례안과 출자동의안을 직권상정하는 등 다수당의 이점을 점하고 있다.

이 단체에서 활동하는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문복위가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저 절차에 맞지 않으면 예산 통과가 어려운 게 아니냐는 견해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라며 "만약 내일 예산이 통과된다면 여야의 야합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영·김원진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