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써라]

관행적 방식 탈피…새로운 관점 제시

많은 사람들은 학교와 직장에서 '글쓰기'로 인해 남 모를 고통을 받는다. 과제물이나 보고서를 쓸 때마다 마감 시간에 쫓겨 억지로 글을 써내곤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관점과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논리적 글쓰기를 위해서는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급적 빨리 쓰고, 이를 계속 고쳐야 한다. <결론부터 써라>는 '다이아몬드 글쓰기'라는 획기적인 글쓰기 방법을 통해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쓸 때 논리적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써라.' 이 단순한 메시지가 글쓰기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결론을 맨 마지막에 쓰는 관행적 글쓰기와 달리 글의 첫머리에 잠정적인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쓰라고 말한다. '결론부터 쓰기'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결론과 그 이유들이 처음부터 제시됨으로써 논리적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것. 잠정적인 결론부터 미리 쓰기 때문에 산더미 같은 자료나 권위 있는 기존 견해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 마지막에 어떤 대단한 결론(아이디어)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한없이 글쓰기를 미루는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글쓰기 방법(혹은 순서)은 이렇다. 주제를 정하고 어떻게 쓸 것인지 구상한다. 구상이 끝나면 최대한 많은 자료를 조사한다. 자료에 기초해 글을 쓴다. 마지막에 문장을 고치고 다듬어 완성한다. 이런 관행적 글쓰기 방식에 따르면, 글쓰기란 생각을 복사하는 행위이며, 따라서 좋은 아이디어는 글쓰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이미 완벽한 생각으로 존재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머릿속에 완벽한 생각이 나타날(?) 때까지 글쓰기를 미루게 되고 글쓰기 자체가 고통스런 일이 되고 만다.

이와 달리 '결론부터 쓰기'는 완전히 다른 관점의 글쓰기 방식을 제시한다. 우선 글쓰기는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논리적 글쓰기를 위해서는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급적 빨리 쓰고, 이를 계속 고쳐야 한다. 저자는 논리적 글쓰기의 결정적 비밀은 '논리 구조를 한눈에 보고 싶어 하는 독자의 열망'을 충족시키며 글을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부터 쓸 때 이것이 가능하다.

물론 결론부터 쓰거나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론부터 쓰고 말하는 것은 독자들의 강력한 기존 관념에 도전하는 것이고, 결론은 마지막에 써야 한다는 사회적·문화적 강박관념(저자는 이를 우리 문화 속에 뿌리박힌 미괄식 DNA라고 한다)을 뛰어넘는 것이고, '결론부터 써도 될까' 하는 자기 검열과 의구심을 극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지금 당장 결론부터 쓰고 맨 앞으로 올리는 연습과 실천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유세환 지음, 미래의창, 252쪽, 1만3000원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