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용 한글미디어디자인연구소장 인터뷰
국내 주요 언론사 서체작업 진행 … 200여종 폰트디자인 베테랑
"신문은 기사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합니다."

최근 인천일보 기사 서체의 디자인 작업을 맡았던 노수용(사진) 한글미디어디자인연구소장은 글꼴은 독자중심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디자인돼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노 소장은 그동안 국민일보와 세계일보, 경기일보 등 주요 언론사의 CI(Corporate Identity)와 서체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200여종이 넘는 글꼴을 디자인한 베테랑 디자이너다.

아트디렉터, 광고대행사 편집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90년대 일본 폰트디자이너가 "왜 한국엔 한글을 폰트로 디자인하는 사람이 없냐"는 질문에 충격을 받아 영어와 달리 부족한 한글 폰트 종류를 좀 더 다양하게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폰트 디자이너로 나섰다.

사실 영어를 서체로 만들려면 알파벳 26개만 디자인하면 되지만 초성, 중성, 종성이 결합된 한글은 최소 2350자를 만들어야 하는 거대한 작업이다.

여기에 글씨가 합쳐졌을 때 공간에 대한 조화도 고려해야 하는 까닭에 글꼴 디자인에 걸리는 시간이 영어와 비교가 안 된다.

이에 그는 지난 1992년, 당시로는 국내 최초로 128자만을 가지고도 한글 글꼴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양한 글꼴을 만들 수 있도록 특허를 취득, 글꼴 디자인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기도 했다.

그는 "수 만개에 달하는 영어 글꼴 디자인에 비해 한글 글꼴 디자인은 많지가 않다"며 "그렇기에 아직도 한글의 문자 디자인은 할 일이 많은 영역이고 한글이라는 문자, 특유의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최근엔 폰트 디자인과 관련한 책 작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노 소장은 "젊은 폰트 디자이너들에게 지침서가 될 만한 책이 별로 없다"며 "편집과 폰트 디자인에 대한 이해는 좋은 글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이를 알려줄 수 있는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