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필 인천시 대변인실 주무관 인터뷰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 유공 포상' 수상
"개량화 통해 공직자 본인 돌아보는 계기로"
"상 받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멘트지요. 묵묵히 공직에 충실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는 왜 이런 놈이 상을 받았냐는 항의전화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인천시 대변인실에서 일하는 최재필(43·사진) 주무관과의 인터뷰는 뻔 한 소감과 익살스러운 말로 시작했다가, '공직관'이라는 주제로 엄숙하게 끝났다.

최 주무관은 최근 국무총리실로부터 '공직복무관리 유공 포상'을 받았다. 훈격으로 치면 훈장, 포장에 뒤이은 대통령표창이다. 매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수백만명의 공무원을 심사해 매년 30~40명에게만 이 상을 주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최 주무관의 공로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전국 최초로 성공적인 소통을 위한 소통지표 개발 및 개인·부서별 소통 수준 진단', '주기적인 여론 분석을 통해 반복민원 중점과제 11개를 선정 및 해결 추진 노력'. 누구나 입으로 소통을 말했지만,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식으로 평가할지는 쉽게 지나쳤던 일이었다.

시는 최 주무관과 시 소통기획관실이 개발한 소통지표를 통해 2013년과 2014년 소통 점수가 72.5점, 76.8점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소통 수준을 자가 진단한 사례는 처음이었다. 소통기획관실은 현재 민원소통담당관실로 이름과 역할을 바꿨다. 최 주무관은 그 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에는 소통기획관실에 배치받고 나서 사실 막막했어요. 명확한 법적 사무가 있거나 처리 기한이 있는 일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함께 소통이 무엇인지부터 토론하고 개량화해보자는 결론을 냈지요. 지표는 소통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역할도 있었지만, 공직자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역할도 했던 것 같아요."
최 주무관은 지난 1997년 공직에 입문했다. 서구, 시 종합건설본부, 안상수 전 인천시장 비서를 지냈다. 소통기획관실을 거쳐 지금은 대변인실에서 언론과 소통한다. 이제 공직생활 18년을 지나 시청에서 핵심이라는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 최 주무관은 부모님과 친인척 모두 공직을 맡고 있는 공무원 집안에서 컸다. 배우자도 공직을 맡고 있다.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최 주무관의 공직관은 어떨까.

"요즘 안정적이라 공무원을 택했다는 후배들이 많아요. 취직이 어렵고 경제가 어렵다보니 그렇겠지요. 그게 참 안타까워요. 내가 사는 곳에서 시민의 삶에 연관된 일을 하는 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습니까. 정말 값어치 있고 중요한 일이예요."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