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국제투자잔액 819달러 기록
생산 효율성 증대·현지화 가능 장점

자본 해외유출 … 일자리 감소 우려도

인천지역 경제계가 해외에 투자한 돈이 적지 않다.

한국이 연도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 갚을 돈보다 받을 돈이 더 많은 '순대외자산국'이 되는 데 일조한 것이다.

일각에선 해외투자 증가는 거꾸로 보면 지역투자 감소와 해외로의 자본 유출, 산업생산 공동화, 일자리 감소 등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지적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12월말 한국의 대외투자는 1조802억달러로 전년보다 1127억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64억달러 감소한 9983억달러였다.

내국인의 대외투자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뺀 순국제투자 잔액은 819달러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플러스를 보인 것이다.

지난 2013년 말 순국제투자잔액은 마이너스 372억달러였다. 한국은 1년 전까지는 대외부채가 항상 대외자산보다 많았다. 지난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한 돈보다 한국인이 외국에 투자한 돈이 처음으로 더 많아진 것이다.

1992년부터 2011년까지 인천지역 해외투자 총액은 66억7831만달러다. 같은 기간 국내 해외투자 총액이 1871억5317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인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다.

지난 20년간 인천지역 해외투자에서 중국투자가 15억3219만달러(2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국 (20.9%), 동남아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 7.3%), 인도(4.8%), 독일(1.6%), 일본(0.9%) 순이었다.

이처럼 인천지역 해외투자 증가는 1990년대부터 허용된 해외투자 자유화와 함께 생산기능의 해외이전이 급증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인천 기업들의 전략적 해외투자는 세계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와 현지화를 가능하게 했다. 또 기업 생산 활동 효율성 증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하지만 제조업 중심인 지역 산업계 특성상 인천 기업 자금이 해외로 향하면 아무래도 지역 투자가 줄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간과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투자를 예로 들며 "한·중 수교 이후 20년 동안 인천지역 중국 투자액 중 제조업이 13억7855만달러로 전체 투자액 가운데 90.0%를 차지하고 있다"며 "낮은 임금과 각종 혜택을 찾아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로 생산기능을 이전한 기업들이 그동안 많았다는 것이고, 지역 산업계엔 그만큼의 빈공간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