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월 급여 평균 263만원 … 중기, 크게 못 미쳐
전체 근로자 임금책정 인색 … 미생 - 완생 격차 커
많이 일하고, 적게 받는 인천지역 근로자들 사이에서 임금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직군, 직급에 따른 임금 차이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늘며, 한지붕 아래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 사이의 임금격차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산업계에 굳어지는 '임금 피라미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이뤄진 구조물이 아닌, 왜곡된 시장에서 나온 흉물이라는 지적이다.

2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노동자 평균 임금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데도, 노동시간은 전국 최상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노동부 '2014년 4월 기준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자료를 보면 지역 상용근로자 1인당 월급여액은 263만7000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283만8000원)보다 20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전국 17개 시·도에 중에선 9위다. 가장 높은 월급여액을 보이는 서울은 인천보다 60만원 정도 높은 320만원이다.

반면, 인천지역 5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 1인당 월근로시간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긴 193.8시간이다. 전국 평균은 187.9시간이다.

그렇다고 지역 근로자 모두가 월급여액 263만7000원, 월근로시간 193.8시간 정도의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 기업체의 규모와 직급, 직군 등으로 임금과 근로시간 수준이 서로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양새다. 지역 몇몇 대기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서울이나 타 지역 업체들과 비교해도 남부럽지 않은 처후를 받고 있고, 노동조합이 있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도 근로자 대접이 그리 박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말이다.

인천지역 한 노무사는 "두산인프라코어나 SK인천석유화학 같은 대기업들 중엔 초봉이 4000만원 넘는 곳도 많다"며 "대기업 하청업체 가운데 노조 힘이 좀 센 곳은 대기업에 준하는 월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평균 월급여액이 263만7000원인 것은 그나마 이들 선전에 가능했다. 지역 중소기업 근로자 중에서 야근이나 잔업 없이 이 돈 받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주요 근로자 기본급을 높게 책정해 이직을 줄이려고 하면서도, 인건비 부담에 전체 근로자 임금 책정엔 인색한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직급이나 맡은 일의 경중에 따라 임금을 차별하면 다행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 비정규직 신분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임금 불평등은 노동시장 왜곡 등을 야기시켜 중소기업 이미지를 하락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인천 부평구의 한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한 여성 생산직 근로자는 "아웃소싱 업체를 끼고 취업하는 바람에 같은 컨베이어벨트에서 일하는 정규직원들과 한 달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월급 차이가 난다"며 "경력단절 여성들이 주로 찾는 생산직 관련 일자리는 각종 잔업에 참여해도 월 급여가 200만원도 채 안 되고 연구직 등에겐 300만원 이상 주니 소외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