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순 문학어린이집 원장 인터뷰
바자회 수익금 노숙인·장애 영유아 시설 봉사
"교사들과 이웃돕는 마음 아이들 교육에 반영"
"받는 기쁨이 1이라면 나눔은 10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옥순(사진) 문학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 교사의 행복을 고민한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김 원장은 "원장으로서 물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지만, 내면적 풍요로움은 얼마든지 만들어줄 수 있다"며 "교사들과 나눔 행사를 열면 기쁨을 안고 돌아와 아이들을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만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서화초등학교 어린이집에 몸담은 10여년 전부터 학부모와 함께하는 바자회를 열어 서울역 노숙인들을 도왔다. 성금으로 선물을 보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접 현장에 가서 노숙인을 만났다.
추운 날씨에 휴일을 쪼개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교사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사비를 털어 라면을 사오고, 지인에게 부탁해 도움을 주려는 이들도 늘었다. 지난 1월31일에도 문학어린이집 직원 19명이 서울역을 찾았다.

김 원장은 "추운 날이었는데도 다들 몸에서 열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져 하나도 춥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며 "아름다운 교육을 하려면 교사 삶이 아름답고 풍요로워야 한다. 긍정적 인성을 바탕으로 자존감을 갖는 계기도 되고 있다"고 했다.

선물로 준비한 목도리들은 지난 2014년 10월 말 학부모와 어린이집에서 연 '이웃 나눔을 위한 바자회' 수익금으로 장만했다. 학부모들은 집에서 쓰지 않은 물건을 보냈고, 교사와 아이들은 전화 받침대 같은 소품을 함께 만들었다. 어린이집 텃밭에서 가꾼 배추와 무 등 채소도 내놓았다.

지난 2014년 크리스마스에는 바자회에서 모인 돈으로 장애 영유아 시설인 연수구 동춘동 '동심원'을 찾았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꼬마 산타 역할을 맡겨 친구를 사귀는 기회를 줬다. 아이들은 이날 직접 만든 카드와 선물을 들고 가서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축제를 벌였다.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나중에 뭐가 되고 싶은지 물어보면 흔히 대통령을 얘기한다. 그러려면 이웃이 살아가는 다양한 곳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며 "산타의 참 의미는 나눔이다. 소박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온다는 '나비효과'를 믿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순수함으로 느낀 감동이 교사와 아이들 마음에 남습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가면 나중에는 더욱 크고 아름다운 꿈이 이뤄질 거예요."

/글·사진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