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핸드사이클 이도연
▲ 핸드사이클 입문 1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이도연./사진제공=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19세 때 사고로 하반신 마비

실의에 빠져 살다 운동 시작

육상 등 다양한 종목서 두각

가족들 응원 받으며 金 겨냥



마흔을 넘긴 불혹의 나이로, 사이클에 입문한 지 일 년 만에 세계를 제패한 '철의 여인' 이도연(42)은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탁구, 육상, 사이클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자기 계발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이도연은 19살이던 1991년 추락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15년 넘게 바깥세상과 등을 지고 살았다.

우연히 생활체육을 접한 뒤 6년 간 탁구에 전념했다.

그러나 두터운 선수층으로 태극마크를 달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2012년 육상 필드로 종목을 바꿨다.

그는 그 해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창, 원반, 포환던지기에서 모두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러나 세계 수준의 기록에 못 미쳐 메이저 대회 출전이 좌절되자 지난해 5월 류민호 장애인사이클 국가대표 감독을 무턱대고 찾아가 '핸드사이클'에 도전했다.

핸드사이클은 누워서 손으로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경기다.

전신의 근육을 사용해야 하고 특히 어깨 힘이 좋아야 한다.

그는 남다른 '끼'와 '재능'으로 한 눈에 류 감독의 눈에 들었다.

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이도연은 지난 5월 이탈리아 월드컵, 7월 스페인 월드컵, 9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국제사이클연맹(UCI) 세계선수권대회 도로독주에서 우승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2014인천장애인AG 역시 금메달이 목표다.

그는 "날 이해하고 응원해 준 가족 덕분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며 "특히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꿈을 향해 가라며 도와주던 세 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큰 딸이 훈련장에 찾아와 힘든 과정에 도전하는 제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고 철이 들었다"며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도 이번 대회에 직접 와서 경기를 보고 어려움과 장벽에 부딪쳤을 때 자신을 믿고 과감히 도전해 이겨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