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회 속에 녹아든 다문화 대한민국
▲ 지난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서 다문화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인천일보 자료실
▲ 지난 9월27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한국과 필리핀의 남자농구 8강리그 경기를 관전한 이자스민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합뉴스
▲ 지난 3일 남자농구 대표팀의 우승이 확정된 후 귀화 선수 문태종이 동료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문태종은 대회 내내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인천일보 자료실
▲ 지난 9월19일부터 10월4일 까지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음식문화축제 현장. /사진제공=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男 농구대표팀 귀화혼혈선수 문태종 금메달 일등공신

이자스민 의원 경기장 방문 … 다국적 자원봉사자 참여

주경기장 등지 음식축제 성황 … 수익금 저개발국 지원



지난 4일 열린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회식은 1시간 동안의 사전 '맞이 행사'에 이어 카운트다운과 함께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의 공연으로 공식행사가 시작됐다.

'아시아는 이제 인천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폐막식 주제는 물론, 과거 다른나라에서 국제대회 개·폐회식을 통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을 보여주는 천편일률적인 퍼포먼스를 '지양'하고 아시아의 화합을 강조했다는 이번 대회 개·폐회식 취지에 들어맞는 구성이었다.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귀화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선수로 뛰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견인한 이는 귀화 선수인 문태종(39·LG)이었다.

아버지가 미국 사람인 문태종은 필리핀과의 8강리그 경기에서 3점슛 6개를 포함해 혼자 38점을 퍼부으며 경기 한때 16점 차로 뒤지던 한국이 역전승을 거두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필리핀 기자들은 문태종에게 "당신이 누구인지 설명해달라"며 관심을 내보이기도 했다.

당시 문태종은 "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웠던 점은 만족스럽지만 필리핀 팬들이 더 많아 조금 실망했다"고 농담하며 "오늘 경기가 내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펼친 최고의 경기"라고 즐거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농구장에서 만들어진 '다문화 대한민국'의 화룡점정은 바로 필리핀 출신으로, 한국 최초의 귀화 국회의원인 이자스민(37·새누리당) 의원의 방문이었다.

그는 유정복 인천시장,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방열 대한농구협회장 등과 함께 이날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를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이 의원은 "두 나라 가운데 어느 쪽을 응원하느냐는 뻔한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날 방문은 필리핀인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광경과 겹치면서 화제를 낳기에 충분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날 농구가 자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임을 증명하듯 약 2000명의 필리핀 사람들이 농구경기가 열린 삼산월드체육관을 찾았다.

이날 농구장은 귀화 선수의 맹활약과 이를 지켜본 귀화 국회의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국내 거주 필리핀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진 '다문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다문화 가족 1000여명도 자국 선수를 응원하며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 참여했다.

이들의 경기장 응원은 한전, 신세계백화점, 인천국제교류재단, 민태홍 화백 등이 이들에게 각각 80~760장의 경기장 입장권을 기증하면서 성사됐다.

아울러 다양한 국적의 다문화 가정 이웃들이 대거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대회 진행을 도왔다.

또 대회 기간 동안 아시아 각국의 대표 음식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축제도 열렸다.

조직위원회 주최로 지난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음식문화축제에는 각국 대사관과 문화원이 추천한 아시아의 유명 셰프들이 참여, 자국의 대표 음식을 선보였다.

중국 춘권세트·누들세트, 일본 도시락·샐러드우동, 베트남 쌀국수, 인도네시아 발리 로스트치킨, 이란 양고기 케밥, 인도 생선 커리 등 아시아 10개국 요리가 각각 1만~3만원 가격으로 판매됐다.

조직위는 축제 수익금을 아시아 저개발국 지원 사업 등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9월22~24일 인천종합문예회관 광장에서는 인천시가 주관하는 아시아음식축제가 열렸다.

행사장에서는 한국 전통주막, 아시아 맥주관 등 음식거리와 함께 아시아 소품 전시관, 인천 특색음식거리 전시관이 운영됐다.

아시아 전통의상 입어보기, 전통놀이 체험, 다문화 축하공연 등 부대 행사도 풍성하게 열렸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