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기간 2200여명 장병 투입 … 수색·정찰 등 경비작전 수행
▲ 왼쪽부터 오영식 이병, 한정호 하사, 정창규 일병.
지난 9월19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이 한창이었던 오후 7시30분. 선수들이 머무는 영종도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째깍'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45억 아시아인의 눈이 쏠려있는 국제대회가 개최되는 도중이다보니 폭발물에 부착된 시계소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 소리를 처음 포착한 사람들은 일반인 복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수색대대 한정호 하사 등 17사단 소속 군인 3명이었다. 이들은 즉시 상황실로 보고했고, 연이어 군경 합동조사를 벌였다. 다행히 차량용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경고음으로 확인됐다.

개회식을 2시간 앞두고 영종도 을왕동 부근에서는 비행물체가 관측돼 한 때 비상이 걸렸었다. 비행물체는 보통의 비행기와 다른 노선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공중을 통한 테러 행위가 염려되는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17사단이 나섰다. 순찰중이던 용왕부대 소속 박종훈 중사와 봉동근 이병이 비행물체를 발견해 즉각 상급부대에 보고했다. 다행히 군부대와 경찰이 합동조사를 벌인 결과 동호회 소속 무선조종헬기로 확인됐다.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했던 곳은 다름 아닌 17사단이었다. 지난 9월5일부터 2200여명의 장병을 투입해 해안 경계와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했고, 수색·정찰·매복·편의대 운용 등 경비작전을 수행했다. 17사단은 대회 기간 15건의 비행물체와 헬리캠을 조기에 발견해 보고하고 혹시나 벌어질 위협 행위를 사단에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22일 서구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에서도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관중석에 알 수 없는 가방이 하나 놓여져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 사건도 도로에 방치돼 있던 가방 속 압력솥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이번에도 혹시 가방에 폭탄이 들어있다면 대회가 아비규환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가방을 발견한 사람이 바로 승마장 내부 경비를 책임지고 있던 홍현일 하사다. 홍 하사는 현장지휘소와 안전통제실에 상황을 보고하고 안전하게 내용물을 확인한 결과 대만선수의 가방으로 밝혀내는 공을 세웠다.
홍 하사는 "자칫 큰 테러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사소한 물건 하나도 지나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육군 17사단은 지난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와 지난해 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행사 경비작전에 다수 참가했다. 이 뿐만 아니라 개회식 퍼포먼스, 기수단, 주차 및 경기 안내 등에 530여명의 인력이 참여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사진제공=육군 제17보병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