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 57대 92 패 예선탈락 확정
부상투혼 발휘 마지막까지 최선
여자 크리켓 대표팀 김보경은 홍콩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22일 오후 휠체어를 타고 양팀 선수들이 배팅 연습을 하는 걸 지켜봤다.

김보경은 훈련을 하다가 정강이를 다쳐 이날 오전 봉합수술을 받았다. 손가락에도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는 "손가락 부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선수 대부분이 인대가 늘어나고 테이핑을 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다들 몸이 만신창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한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이 아름다운 퇴장으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이날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경기에서 57대 92로 졌다.

중국전에 이어 2패를 당한 한국은 예선에서 탈락했다.

먼저 공격에 나선 홍콩은 초반부터 매서웠다.

한국이 처음 아웃을 잡은 11오버까지 홍콩은 53점을 뽑았다.

국제경기 첫 승 사냥에 나선 한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수비가 탄탄해지면서 5아웃을 잡아냈고 20오버까지 92점으로 막았다.

공격에서도 김정윤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면서 맹추격했지만, 결국 첫 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선수들은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홈경기여서 편한 마음으로 즐기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김보경의 말처럼 좋은 수비가 나올 때마다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껴안았다.

나시르 칸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열심히 훈련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경기가 끝나고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부축을 받고 경기장에 들어선 김보경은 "다리를 다쳐 함께 뛰지 못했지만, 고생한 동료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