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사이트서 거래글 1000여건 훌쩍 '공공기관·기업 강매 후유증 반값이하 판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 입장권이 인터넷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강매로 표를 구입했거나 얻은 사람들이 표를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 값 주고 표를 산 사람들은 "바보가 된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8일 국내 최대의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를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회 관련 입장권을 매매한다는 글 200여건이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글을 모두 따지면 1000여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글은 대부분 표를 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가격이 비싼데다 관람까지 얼마 남지 않은 19일 개회식 입장권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회식 입장권의 정가는 등급별로 VIP 100만원, 프리미엄 70만원, 1등급 50만원, 2등급 25만원, 3등급 10만원이다. 반면 이 사이트에서의 거래 가격은 정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11~12일까지만해도 개회식 입장권을 정가에 파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표가 풀리자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등급 이상의 표를 가진 사람들은 비싼 가격 때문에 표가 팔리질 않자 60% 넘게 할인 매각하고 있었다.

이는 '강매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관람을 원하지도 않는데 표를 구입한 기관이나 사람들이 입장권 값이라도 회수하기 위해 표를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소속 직원에게 입장권 구입을 강제한 경우나 개막일을 앞두고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대규모로 표를 사들인 사례도 빈번했다.

한편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입장권 판매량은 지난 17일 금액 기준으로 목표액 350억원 대비 51.53%인 180억361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좌석수 기준으로는 목표 329만1667석의 20.73%인 68만2316석이 판매됐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