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용 등 문제로 회담 결렬시켜" … 티켓 판매 등 AG 흥행 적신호 우려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북한 응원단 불참이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우리가 먼저 요구하진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월28일 조선중앙TV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남측이 우리 응원단을 대남 정치공작대니, 응원단의 규모가 어떻다느니, 공화국기 크기가 어떻다느니, 심지어 비용 문제까지 거론해서 실무회담이 결렬됐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남측이 응원단을 우려하면서 시비를 하는 조건에서 보내지 않기로했다. 지난 8월20일 (아시안게임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에 간 대표단이 남측 조직위원회와 당국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8월17일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정부는 "북한의 응원단 파견을 환영하지만 우리 측이 향후 응원단 파견가 관련한 북한의 의사를 재차 확인하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응원단 불참을 발표하고 그 이유를 우리 측이 북한 응원단 참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 점은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은 지난달 17일 실무접촉에서 우리 언론 보도 내용과 비용 및 인공기를 사용한 응원 등의 협의 문의에 대해 험담이니 시비니 하며 회담을 결렬시켰다"고 비판했다.

남북이 응원단 진실공방도 벌이고 있다. 북측은 지난 대회 조추첨 행사 때 우리측에 응원단 불참 사실을 구두로 통보했다.

반면 정부는 "구두로 전달한 내용인 만큼 공식적인 북한의 입장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며 "북한의 공식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19일 남은 아시안게임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그간 북한 응원단이 몰고온 세계적 이목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고, 국민은 커녕 시민들의 관심도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15%에 불과한 대회 티켓 예매율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북고위급접촉을 염두해 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의 '강수'로 보는 분석도 있다.

인천시는 북한의 응원단 불참 발표에 '유감'이라고 표현했지만 "아직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충분한 만큼 정부와 북측과의 협상을 통해 전향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북한 응원단 파견에 대비해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북한이 응원단 파견을 번복할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