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 메달리스트 릴레이 인터뷰(7) - '코트의 원조 귀공자' 최천식(배구)
▲ 인천일보와 만난 최천식 인하대학교 배구부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 감독은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리스트다.
▲ 최천식(가운데) 인하대학교 배구부 감독이 훈련 도중 선수들과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하대학교
과거 '아시아 최고 센터' 군림 … 1986년 서울대회 銀

'허리척추분리증' 부상 딛고 선수·지도자 승승장구

"男 이란·女 조별리그 상대국 모두 복병" 예상

"홈 이점·초반 흐름 잘 타야 좋은 결과 기대"



과거 팬레터로만 하루 300통을의 편지를 받았던 '오빠 부대'의 원조.

코트의 원조 귀공자 최천식 감독의 인생은 '배구' 한 단어로 요약이 가능하다.

배구 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처음 배구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모교를 위해 여전히 배구계에 몸담고 있다.

과거 최 감독의 포지션은 '센터'였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상대 공격의 맥을 끊고, 같은 편의 원활한 공격을 위해 묵묵히 뛰고 또 뛰었다.

그만큼 체력 소모도 가장 큰 포지션으로 정평 나 있다.

배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언제나 묵묵히 앞으로 전진하는 진정한 배구인. 최천식 인하대학교 감독을 인하대학교에서 만났다.



▲인천AG 축하 … 시민들 법규 준수해 주길

"유치 과정이 어려웠으나 시민의 기대에 크게 부응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고향인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대회를 축하합니다."

최천식 인하대학교 배구부 감독은 밝은 얼굴로 축하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토종 인천인인 최 감독은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인천에 유치됐을 때 누구보다 기뻤다고 한다.

최 감독은 "지난 2013년에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에 이어 매년 체육행사가 열리는 것은 체육인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일일 것"이라며 "한국 체육 발전을 위해 인천에서 힘써주니 크게 기쁘다"고 전했다.

이러한 큰 규모의 체육 행사가 계속해서 열리면 한국의 관심이 증가되고, 나아가 '스포츠 도시' 이미지 확보에도 긍정적이라는 것이 최 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조금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지난 전국체전에서 불거졌던 문제가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또 재현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최 감독은 "지난 전국체전에서 주차단속을 너무 심하게 해서 전국체전 기간 중 선수를 응원오거나 경기를 보러온 일반 관중의 불만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모두가 즐기는 자리인 만큼 주차단속에 조금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진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이에 선행돼야 할 것은 당연히 물론 일반인들의 법규 준수다.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적당한 융통성을 요구할 권리도 없어진다"며 웃었다.



▲시련을 기회로 … 코트의 귀공자에서 일류 지도자 되기까지

최천식 감독의 배구 인생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코트의 귀공자' 시절이다.

부산남성여고와 동일방직을 거쳐 스타덤에 올랐던 어머니 박춘강씨의 영향으로 배구계에 입문한 최 감독은 한국 배구를 이끌 인재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모전자전이라고 하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지난 1984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1년 뒤인 1985년에는 주니어, 유니버시아드, 실업무대에 걸쳐 모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둘째는 '시련'이다. 한창 최고의 배구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최 감독에게 '허리척추분리증'이란 이름마저 생소한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 1991년, 어린 나이에 승승장구하던 최 감독에게 떨어진 신의 질투였다.

쉽게 일어설 수 없을 만큼 큰 사건이었다.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아시아 최고 센터'로 이름을 올렸던 어린 나이(당시 25세)의 최 감독에게는 너무 가혹한 형벌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저앉지 않고 다시 팬들을 향해 돌아왔다.

셋째는 현재를 포함한 지도자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좌절하지 않았다. 넘어지지도 않았다. 기필코 재기에 성공하리라는 마음을 갖고 부단히 노력했다.

최 감독은 2001년, 인천을 연고로 한 배구팀 대한항공에 감독 대행으로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로 입문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 감독은 11.5대 1의 당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모교인 인하부중에 체육교사로써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어 2005년부터는 대학배구 강팀이자 최 감독의 배구생활에서 완벽한 교두보가 됐던 인하대 배구팀에서 감독으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최 감독은 "가끔 제 역할을 못해주는 선수에게는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며 "선수들이 크게 활약하고, 눈앞에 다가온 시련을 이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내 일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男 이란, 女 태국·일본·중국 모두 복병

최 감독은 "이번 남자배구에서 가장 큰 기량을 보일 팀은 단연 이란"이라며 "여자배구는 태국과 일본, 중국 등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지난 조 추첨 결과 배구는 이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A에 포진됐다.

A조는 한국을 비롯해 카타르, 카자흐스탄, 대만이 올라왔다.

다행히 이란을 피한 것이다.

여자배구 역시 A조에 배치됐지만 여자 배구는 최 감독에 따르면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A조에는 한국과 태국, 인도, 일본이 속해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 입상 가능성은 사실 정말 낮다"며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응원했다.

이어 "강팀을 상대로도 홈코트라는 이점과 처음부터 경기를 리드하는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따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배구는 상당히 전문화된 스포츠"라며 "여타 다른 스포츠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체 운동인 만큼 희생정신과 팀워크는 기본으로 갖고 가야하는 것이고, 여기에 개인의 우수한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강력한 '정신력'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최 감독은 "올바른 실력은 정신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신력이 뒷받침 된다면 끈기를 기를 차례다"라며 "이 끈기를 가진다면 해내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 김근영·사진 양진수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