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투고 ▧
'스톡홀름 증후군'은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에서 4명의 무장강도가 은행에 침입해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6일 동안 경찰과 대치하는 사건에서 유래된 용어다. 처음에 인질들은 강도를 무서워했으나 시간이 지나자 나중에는 인질범들을 옹호하고 인질범과 사랑에 빠지는 등 비이성적인 증상을 보임을 뜻한다.

얼마 전 세상을 놀라게 한 칠곡 계모사건의 피해 어린이에게서 이 스톡홀름 증후군이 의심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신을 때리는 계모가 무서웠지만 누군가 도움도 받지 못하자 이 아이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일단 계모가 시키는 대로 하면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자신을 지켜줄 사람은 계모뿐이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통계에 의하면 이러한 아동학대로 인해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지난해만 우리나라에서 모두 22명에 이른다. 2012년 10명, 2011년 14명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정에서, 그것도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80%를 넘는다고 한다.

아이를 보호하고 돌봐야 할 부모가 아동학대 범죄의 가해자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부모가 가해자인 경우 친권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정부는 담당공무원을 증원하고 경찰에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 사회구성원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더해 아동학대를 남의 가정문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회의 문제로 인식했으면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어린아이들을 돌봐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일이 절실하다.

/이원창 경기지방경찰청 8기동대 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