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올라 기업체 '냉방 인심' 박해져
선풍기도 금지 … 작업환경 악화 '찜통공장'
때 이른 더위에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이 벌써부터 '땀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근로자들도 올해 여름 예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다가올 '찜통 공장'을 염려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찌감치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중소 제조기업들의 공장 온도가 점점 상승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인천의 한낮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등 5월 동안 매일 최고 기온이 20도 이상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산업계는 날씨가 더워지면 전기요금을 더 내더라도 냉방기를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더위에 대처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지난해 여름 전력대란과 전기료 인상, 계속된 경기 침체 등을 겪으며 업체들의 냉방 인심이 박해졌다는 게 근로자들의 말이다.

특히, 정부가 전력 수요를 줄이려고 지난해 말 전기요금을 평균 5.4% 올린 것은 근로자들의 여름철 업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인천 부평구의 한 전기부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권모(45)씨는 "작년부터 개인 선풍기 사용까지 막을 정도로 업체에서 전기 사용 줄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선풍기 사용도 자제시키는데, 냉방기 사용을 넉넉히 해줄 리 없어 5월부터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 여름 작업 조건이 근로자들의 건강과 작업능률에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침에 따라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장마 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더위에 대비하려면 냉방 장비 사용이 능사가 아니라, 지금부터 공장 시설 개선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이 에어컨이나 냉풍기를 틀거나 아이스크림이나 냉수를 제공하는 등 작업 현장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묘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대대적으로 작업장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 효과는 미비하다"며 "더위 해소를 위해 대형 냉풍기를 설치하거나, 열 발생이 높은 기계들의 위치를 변경해 고온과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