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산타몬타냐 학교 설립자·학생단 방문
"같은 교훈·같은정신 아래 배우는 우린 동창생"
   
▲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모잠비크 산타몬타냐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세운 이상범 선교사의 모교인 인천 제물포고를 방문했다. /사진제공=제물포고등학교

"제물포고와 산타몬타냐 학교는 같은 교훈을 쓰고 있습니다. 정신적 스승인 교훈을 바탕으로 두 학교 학생들이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모잠비크 산타몬타냐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인천 제물포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제물포고 동문이자 산타몬타냐학교를 연 이상범 선교사는 "모교 교훈인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가르침이 지금 아프리카에 절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인천을 다시 찾은 소감을 밝혔다.

교사 2명, 학생 2명으로 이뤄진 산타몬타냐 방문단은 지난 7일 한국을 찾았다. 대학교, 도서관, 서점을 돌며 낯설지만 꼭 필요한 문화를 배웠다. 경복궁 등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 공간도 빼놓지 않았다.

산타몬타냐학교 셀리나(Celina) 도덕 교사는 "한국 방문을 통해 모잠비크 학생들의 눈이 크게 열리고 있다"며 "제물포고에서도 모잠비크를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뀌지뚜(Quizito) 학생도 "인천에 있는 지금이 나에겐 중요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모잠비크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여기 와서 배운 것들을 얘기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선교사가 모잠비크를 처음 찾은 건 18년 전. 모잠비크는 1990년대 초 17년간의 내전이 끝난 뒤에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열악한 나라 중 하나로 꼽혔다. 그는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길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끊임없는 싸움과 가난의 고리를 끊으려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악순환이 반복되면 발전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09년 모잠비크 마라꿰니 지역에 산타몬타냐학교를 세웠다. 지금은 1300명의 중고등학생과 46명의 교직원이 있을 정도로 커졌다.

이 선교사는 "인쇄소가 없는 모잠비크는 책을 구하기 힘들다"며 "듣고 보고 읽는 만큼 생각이 커질 텐데 학교에서도 책 없이 공부하고 있어 미래를 꿈꾸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제물포고와 산타몬타냐 학생들은 한 스승 아래서 배우는 제자와도 같다. "같은 교훈, 같은 정신을 배우고 있어서 동창생이나 마찬가지"(이준선 인중·제고 동창회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이날 제물포교에서도 동문, 교사 20여명이 나와 방문단을 맞았다. 이순통 제물포고 교장은 "모잠비크에서 교육 사업을 펼치며 모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이 선교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선교사는 "지금은 교실이 16개밖에 없어서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눠서 공부하고 있지만, 지난해 모잠비크에서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국립대 2곳에 9명의 졸업생이 진학했다"며 뿌듯해했다.

산타몬타냐 방문단은 오늘 일정을 마치고 모잠비크로 돌아간다.

/이순민기자 smlee@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