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3국 정밀분석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는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는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1차전에 총력을 쏟아부어 승리한 뒤 가장 약체로 인식되는 알제리를 2차전에서 잡고 16강에 진출한다는 심산이지만 상대 역시 한국을 '1승 제물'로 보고 있다.

 


 

   
 

● 러시아(한국시간 6월18일 오전 7시)

국내파 위주 구성 조직력 강점

명장 카펠로 감독 지도력 눈길

지역예선 10경기서 20골·5실점



▲ 톱니바퀴 조직력 러시아(FIFA랭킹 18위)

러시아 대표팀의 특색은 라인업에 빅리그에서 활동하는 해외파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주전과 백업요원이 모두 모스크바에 있는 다수 구단이나 제니트, 안지 등 러시아 리그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약체 아일랜드를 상대로 신예 데니스 체리셰프(세비야)를 투입한 게 월드컵 예선 때 해외파를 기용한 유일한 사례였다.

국내파 위주의 라인업 운용은 조직력을 극도로 끌어올리려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예선 때부터 주전 전열에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아 이미 상당한 조직력을 확보하고 있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유벤투스,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클럽과 종가 잉글랜드의 사령탑을 지낸 명장이다.

그는 세리에A, 프리메라리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13차례나 팀을 정상으로 이끈 경력이 있다.

카펠로 감독이 러시아 선수들을 라인업의 톱니바퀴 하나하나로 다듬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매우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러시아는 유럽예선에서 4-3-3 또는 4-2-3-1 전술 대형을 즐겨 구사했다.

약체에도 섣불리 파상공세를 놓기보다는 수비를 먼저 안정시키고서 기회를 엿보는 시스템을 고수했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20골을 터뜨리면서 5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런 실리 축구는 강호 포르투갈을 따돌리고 예선 조별리그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 동력으로 꼽힌다.
 

   
 

러시아의 최전방 공격수로는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눈길을 끈다.

케르자코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신장이 176㎝로 크지 않고 골 결정력도 발군이 아니지만 동료와 득점 기회를 함께 만들어내는 재주가 돋보인다.

좌우 윙어로는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과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프 모스크바)가 뛰고 있다.

페널티지역 침투, 패스, 슈팅에 능한 2선 공격수인 코코린은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경계대상이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로만 시로코프(제니트), 이고르 데니소프(디나모 모스크바), 빅토르 파이줄린(제니트)이 주로 기용됐다.

시로코프는 유럽예선에서 3골, 4도움을 올린 공격형 미드필더로 패스, 돌파에 강하고 데니소프, 파이줄린은 궂은 일에 능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좌우 풀백은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트바), 알렉세이 코즐로프(쿠반 크라스노다르), 센터백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0렉세이 베레주츠키, 골키퍼는 이고르 아킨페프(이상 CSKA모스크바)가 맡아왔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늘 한솥밥을 먹는 이들 골키퍼와 센터백 3인 조합은 유럽예선에서 함께 투입된 8경기를 4실점으로 틀어막는 조직력을 선보였다.
 

 

 

   
 

● 알제리(한국시간 6월23일 오전 4시)

본선 진출국 중 약체로 손꼽혀

선수비 후역습 지향 전술 구사

경기력 저하 수비진 약점 지적



▲ 그나마 약체로 보이는 알제리(FIFA랭킹 25위)

사실 알제리는 이번 월드컵 32개 출전국 가운데 한국과 함께 최약체로 꼽히고 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릴, 스타드렌, 파리 생제르맹(이상 프랑스),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의 감독을 역임하고 2008~2010년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뒤 2011년부터 알제리를 이끌고 있다.

본선 때까지 불안한 조직력을 어떻게 다잡을지가 할릴호지치 감독의 큰 고민일 것으로 예상된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월드컵 예선에서 수비 후 역습을 지향하는 4-2-3-1 전술 대형을 주로 들고 나왔다.

부동의 센터포워드는 188㎝ 장신에 힘이 세고 위치 선정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슬람 슬라마니(포르투갈 스포르팅)다.

슬라마니는 월드컵 예선에서 7경기에 출전해 알제리의 16골 가운데 5골을 책임졌다.

신예 장신 공격수 이샤크 벨포딜(192㎝·이탈리아 리보르노)은 슬라마니의 백업으로 주목되고 있다.

좌우 날개 공격수에는 알 아라비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와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가 주로 나섰다.
 

   
 

페굴리는 알제리의 에이스로 현지에서 프랑스 스타 지네딘 지단과 비교되는 플레이메이커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주전으로서 팀내 최다 어시스트(7개)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페굴리는 대표팀에서도 정교한 드리블, 킬러 패스, 양호한 골 결정력(예선 3골)을 보여줬다.

수다니는 발이 빠르고 크로스가 정확하며 골 결정력(예선 3골)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야신 브라히미가 주로 경기에 나섰다.

그는 알제리 최고의 볼 터치, 돌파 능력을 갖췄다는 소리를 들으며 2선 공격진의 중앙과 좌우를 자유롭게 휘저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하산 예브다(우디네세), 메흐디 라센(헤타페), 사피르 타이데르(인테르 밀란) 등이 출전해왔다.

라센, 예브다는 빅리그 경험이 많은 베테랑 경기 조율자이고 타이데르는 클럽과 대표팀에서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좌우 풀백은 파우지 굴람(나폴리), 나세르 쿠알레드(USM알제르)가 주전급으로 관측된다.

굴람은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세밀한 크로스가 장기이다.

작년에 나폴리에 입단하는 과정에서 유럽 명문구단들의 영입설이 쏟아진 23세 기대주다.

센터백은 마지드 부게라(레퀴야), 칼 메자니(발랑시엔), 골키퍼는 아디 음볼리(CSKA소피아)가 맡고 있다.

알제리는 쿠알레드가 중앙 미드필더로 더 오래 활동해 전문적인 풀백이 아니고 부게라, 메자니의 경기력도 기대에 못 미쳐 수비에 취약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벨기에(한국시간 6월27일 오전 5시)

빅리거 주축 '황금세대' 기대감

2선 공격수 창의적플레이 위력

이번 대회 최고 다크호스 주목



▲ '황금세대 잭팟' 기대로 들뜨는 벨기에(FIFA랭킹 12위)

벨기에는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빅리거들로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 구성이 매우 화려해 복병 중의 복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월드컵 예선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 케빈 미랄라스(이상 에버턴), 에당 아자르(첼시), 케빈 더 브루이너(볼프스부르크),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무사 뎀벨레, 나세르 샤들리, 수비수 얀 베르통헨(이상 토트넘), 토마스 베르마엘렌(아스널), 뱅상 콤파니(맨체스터시티), 다니엘 판바이턴(바이에른 뮌헨), 세바스티앙 포코뇰리(하노버), 토비 알더바이렐트,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이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몽 미뇰레(리버풀)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황금세대'는 유럽예선 10경기를 8승2무, 18득점, 4실점으로 마무리하며 본선 활약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최근 12년 동안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한 벨기에로서는 그간 체증을 한번에 날리는 신화를 쓸 기회에 미리 흥분할 만도 하다.

특히, 아자르, 베르통언, 미랄라스, 포코뇰리, 펠라이니 등 주축 선수들이 활동 무대는 다르지만 이미 10대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에서 발을 맞춰왔다.

마크 빌모츠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4-3-3, 4-2-3-1 전술 대형을 이용해 창의적이면서도 우직한 시스템을 구사하고 있다.

아자르, 드브라이너 등 2선 공격수의 창의적 플레이와 루카쿠, 콤파니, 펠라이니 등 신장 190㎝가 넘는 거구들의 힘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전 센터포워드는 부상으로 본선 출전이 좌절된 크리스티앙 벤테케(애스턴 빌라) 대신 그에 못지않은 장신 포워드로 루카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부모 국적인 코소보, 알바니아 대신 벨기에 국적을 선택한 아드난 야누자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스트라이커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좌우 날개 공격수는 17세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24세 천재 아자르와 드리블이 빠르고 킥이 예리한 더 브루이너가 주로 맡아왔다.
 

   
 

아자르는 창의적 패스와 드리블, 짙은 공격 성향으로 앞세워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올해의 영플레이어'로 뽑혔다.

중앙 미드필더는 펠라이니, 뎀벨레, 악셀 비첼(제니트), 샤들리 등이 맡고 있다.

펠라이니, 뎀벨레는 힘과 기술을 앞세운 수비력이 좋은 데다가 한방을 터뜨릴 슈팅도 갖추고 있다.

샤들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중거리 슈팅이 좋고 비첼은 궂은 일에 능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좌우 풀백은 베르통언, 알더바이렐트, 센터백은 베르마엘렌, 콤파니, 골키퍼는 쿠르투아가 주로 맡고 있다.

베르통언, 알더바이렐트는 수비 감각이 양호하고, 특히 베르통언은 공격수에 가까울 정도로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자랑하고 있다.

콤파니의 대인 방어력은 세계 최정상급이며 베르마엘렌은 수비가 안정적으로 볼 배급력도 뛰어나다.

쿠르투아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골키퍼로 최근 선방쇼를 펼치며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주도했다.

/이종만기자 malema@itimes.co.k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