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공격 조율·결승골 기록 수훈
수비 가담 등 헌신적 플레이도
   
▲ 지난 3일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천 유나이티드의 시즌 첫 승을 이끈 이보./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이보의 날이었다.

이보는 인천이 K리그 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둔 3일 서울과의 11라운드 경기에서 공수에 걸친 독보적인 활약으로 인천의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2012시즌 후반기 인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뒤 이번 시즌 다시 돌아온 이보는 이날 서울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결승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종료 10분을 남겨두고 최종환과 교체되기 전까지 빠른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로 인천 공격 전체를 조율하며 맹활약했다.

이보는 또 이전과 달리 이날 경기에서는 수비에도 적극 가담,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며 공을 차단하는 등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 결과 이보는 이날 후반 2분 팀의 11경기 연속 무승, 10경기 연속 무득점 징크스를 깨는 결승골을 기록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보는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이날 경기 전 김봉길 인천 감독은 "홈에서 성적이 특히 안 좋다. 선수들에게 강한 정신력을 주문했다. 프로답게 열정을 보이라고 말했다. 이천수·이보·김도혁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알고있다는 듯 이보는 김 감독의 기대대로 중앙과 측면을 휘저으면서 동료들에게 좋은 패스를 찔러주며 공격을 이끌었고, 이따금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김용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사실 시즌 초반 이보는 무리하게 볼을 끌다 빼앗겨 공격 흐름을 끊거나 수비에 성실히 가담하지 않는 등 기대 이하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팀 플레이에 어울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보는 공수 양면에서 만점이었다.

크로바를 살짝 넘기긴 했지만 전반 41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김도혁의 헤딩 패스를 받아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슈팅은 전반 양 팀 통틀어 가장 멋진 공격이었다.

이렇게 그라운드를 누비던 이보에게 드디어 후반 2분, 골가뭄에 죽어가던 인천을 살리는 결승골 기회가 찾아왔다.

문상윤이 왼쪽 측면에서 날쌘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을 시도한 공이 김용대 골키퍼를 맞고 튀어 나오자 이를 침착하게 달려들며 상대 골문으로 밀어넣어 골망을 갈랐다.

'집중력'이 빛난 장면이었고, 긴 적응기를 거친 끝에 기지개를 켠 이보가 다시 한 번 날아오를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재작년에 봤을 때도 우수한 선수였고, 영입하려고 노력했었다. 팀 성적이 안 좋다보니 본인도 빛을 발하지 못했는데, 오늘 드디어 터뜨렸다. 점점 기대감이 가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종만기자 malema@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