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시인 6번째 시집 … 교사·사회활동 형상화
   
▲ <인천에 살기 위하여>신현수 시집192쪽 1만원 다인아트


5년마다 시집을 출간하겠다는 시인의 약속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지켜졌다.

신현수 시인이 오는 18일 자신의 6번째 시집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시집의 제목은 <인천에 살기 위하여>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시집에는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인이 인천이라는 도시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현직 교사로서의 생활과 시민사회활동 속에서 느낀 다양한 이미지들이 쉽고 친근한 시어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시인이 태어난 곳은 충북 청원군이지만 출생과 동시에 인천으로 이사한 후 줄곧 인천에서 살아왔으니 시인에게는 인천이 실제적인 고향인 셈이다.

이번 시집을 비롯해 그동안 신현수 시인이 출간한 6권의 시집은 책이 출간될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시대적 현안에 따라 약간의 내용적 편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시집들을 관류하는 공통된 특징은 바로 자신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현실에 대한 비판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언어)을 매개로 집요하게 진행돼 왔다는 사실이다.

인간적인 교육이 실현되지 않는 교육 현실에서 느껴야 하는 교사로서의 무력감과 자괴감의 토로는 독자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현실 교육의 비인간적 측면을 겨냥하는 날선 비판으로 읽혀진다.

시민사회운동을 전개하는 활동가로서 책무를 확인하거나 가장 순수해야 하는 시인으로서의 자기비판을 전개하는 경우에도 예외는 없다. 정말 이렇게 지질할 수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일상사를 매개로 전개되는 시인의 신랄한 자기비판은 사실 어쩌면 목에 힘주지 않고 자신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추체험 시키는 고도의 시적 전략처럼 보인다.

가령 '자, 나는 이렇듯 지극히 사소한 모든 것들을 반성하고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이여, 당신들은 과연 처지가 나와 크게 다른가? 설사 크게 다르다 치자. 그렇다면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을 경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자신의 신념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신현수의 시들 중에는 이렇듯 비판과 성찰의 시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인간적인 시인의 모습을 형상화 한 시편들도 상당수 눈에 띈다. 가령 노모를 모시고 사는 나이든 아들로서의 짠한 마음을 표현한 시들을 비롯해 사랑에 대한 로맨티스트 신현수의 갈망을 노래한 시들, 그리고 한 시대의 어둠과 맞닥뜨리며 살아온 눈물 많은 시인의 연대기, 그리고 지나간 시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들도 독자들의 가슴에 먹먹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시집에선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여행가의 객수(客愁)가 적절히 조절된 감상을 바탕으로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너무도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 숨어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자아 성찰의 예리한 칼이 이후로 또 어떤 지리멸렬과 부조리함들을 '신현수만의 방식'으로 의뭉스럽게 요리하고 있다.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부평아트센터 달누리 극장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