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통업계 높은시급 등 내세워단기알바 적극 모집 ■ 중소 제조업체 휴일 많아 자금부담채용 줄거나 소극적


인천지역 유통업계가 설을 앞두고 평소보다 높은 시급을 내세워 단기 아르바이트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쉬는 날이 많은 명절 성격 때문에 지역 중소 제조업체들은 직원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27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들의 '2014 설날 단기알바 채용관' 게시판엔 설에만 '반짝' 일할 사람을 뽑는 아르바이트 정보가 쇄도하고 있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단기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차례상 준비, 선물 포장, 택배 배송 보조, 쇼핑몰 전화 주문 접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백화점이나 유통점의 판매직이 가장 많다.

공지된 아르바이트 시급은 대부분 7000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2014년 최저 시급(5210원)보다 높은 급액이다. 하루 급여 기준으로 적게는 5만원부터 노동 강도가 높은 택배 보조와 배송 등은 10만원을 넘기도 한다.

평소보다 높은 시급을 제공하는 명절 특수 일자리에 지원하는 계층도 다양하고 그 숫자도 매해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취업난에 설 명절이 두려운 취업 준비생들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9·인천시 계양구)씨는 "며칠 전부터 택배 배송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지난 추석 때 취업을 못해 친척들 보는 게 가시방석 같았던 기억 때문에 이번 설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보다는 잠깐이라도 돈을 벌 생각이다"고 말했다. 설 기간 일거리를 찾는 중·장년층 주부도 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차례를 지내는 집이 줄면서 가계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40~50대 주부가 명절에 많이 지원한다"며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 업체들은 책임감 있는 주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이 많지만, 명절엔 사람을 잘 뽑지 않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명절엔 휴일도 많고 쓸 돈도 늘어나는 시기라 자금 부담으로 직원 채용을 미루
는 게 보통이다.

지난해 12월 한 제조업체에서 퇴사하고 인천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주부 김모(53)씨는 "일을 그만두기 전엔 인터넷이나 알림방 등에 생산직 직원을 뽑는다는 지역 업체가 많았는데, 설이 다가오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명절에 늘어나는 내수 경기의 혜택은 대부분 유통업계 몫으로 돌아가고 정작 중소기업들은 직원들 상여금이나 조기 대금 지급 독촉으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시기라 채용을 망설인다"며 "더구나 명절이라고 딱히 일거리가 느는 것도 아니고, 쉬는 날도 많아 오히려 사람을 쓰면 지불해야 하는 돈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