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비형 내야수 염두
삼성, 거포 외야수 물색
LG·두산, 우타자 시급
한화·KIA, 좌타자 절실

늘어난 보유한도 많아진 경우의 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절반을 넘기면서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각 구단의 '새 판 짜기' 구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각 구단은 최근 주요 자유계약선수(FA)와의 주요 계약을 끝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숨은 선수를 발굴하는 등 선수단 전력 강화를 위해 바쁜 날들을 보냈다.

지난 25일 9개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류선수 명단까지 제출하면서 내년 전력 구상이 한층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간판 FA를 떠나보낸 몇몇 구단들은 보상선수를 골라내고 소속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을 본격화하면서 외국인 선수까지 영입하면 다음 시즌 대장정에 나설 선수단의 모습이 갖춰진다.

이제 남은 단계에서 팀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작업은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이라 할 수 있다.

내년 시즌부터는 구단별로 용병 보유 한도가 하나씩 늘어날 예정이라 각 팀의 전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선수의 장점은 승리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라고 할 수 있다.

넥센과 롯데, SK는 올 시즌 활약한 두 명의 외국인 선수 모두와 재계약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며 나머지 구단들도 내년엔 용병 투수 2명을 운용할 방침이다.

4명의 용병을 운용할 수 있는 NC도 찰리·에릭과 재계약을 했고 외국인 투수 1명을 보충해 지난 시즌과 같은 세 명의 외국인 투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KBO의 방침이 투수나 야수 일색으로만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모든 구단이 1명씩은 타자를 뽑아야 한다.

많은 감독들의 관심은 타이론 우즈(전 두산), 클리프 브룸바(전 현대·히어로즈)와 같은 거포에게 쏠려 있다.

지난 몇 년간 타자 용병이 가뭄이었던 것은 외국인 타자들이 수준 높아진 국내 투수들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

실력 있는 용병을 고르기가 어려운 데다 최근 여러 차례의 선수 이동을 거치며 어렵게 짜 놓은 선수단 구성도 고려해야 하기에 더욱 쉽지 않은 작업이다.

SK는 FA 시장에서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를 떠나보내고 2차 드래프트에서 넥센으로부터 신현철을 데려와 빈 자리를 채웠다.

SK는 신현철을 곧장 일본 마무리캠프에 합류시켜 실력 점검에 나섰다.

한 시즌을 믿고 맡기기에 부족하다 싶으면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 수비력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많은 선수들을 지켜보겠다는 계산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입대하는 배영섭의 공백을 메울 호타준족 외야수를 갖고 싶다고 얘기한 바 있다.

단 호타준족의 선수는 대개 메이저리그 구단에 빼앗기기 일쑤여서 거포 외야수 초점을 옮겨 후보군을 좁히는 중이다.

다른 구단 역시 타선의 좌·우 구성과 포지션에 따라 조금씩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왼손 타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LG나 두산은 중심을 잡아줄 오른손 거포가 필요하고, 반대로 오른손 타자가 많은 한화나 KIA는 왼손 거포가 더 급하다.

롯데와 한화 등은 용병 타자가 외야의 빈자리가 아쉽고 KIA와 LG는 내야에 내 줄 자리가 조금 더 많다.

반대로 홈런왕 박병호를 비롯해 타선에 이미 거포가 즐비한 넥센은 이런 경향을 떠나 홀로 독야청청 중이다.

넥센은 일본 오릭스 출신의 비니 로티노를 새 외국인 타자로 사실상 내정해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KBO 이사회에서 용병제도 수정안이 통과되면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로티노는 홈런을 잘 날리는 거포라기보다는 타석에서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수비에서는 내야와 외야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선수다.

넥센은 타선과 수비 모두에서 팀의 짜임새를 강화시킬 선수를 찾고 있다.

/이종만기자 malema@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