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세대 거액 손해우려 … 금감원, 시중銀 집단 중도금 대출자제 지시

'애프터리빙'과 '프리리빙' 등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 촉진 마케팅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와 관련한 시중은행의 아파트 집단 중도금 대출을 자제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 글로벌 캠퍼스 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프리리빙'을 통해 집단 중도금 대출을 받은 입주예정자들의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애프터리빙', '신나는 전세', '프리리빙' 등 미분양 아파트 관련 집단 중도금 대출 피해가 심각해질 우려가 있어 최근 은행을 대상으로 집단 중도금 대출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고 3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 충분한 설명 없이 중도금 대출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는 판단 아래 상담원이 전화로 고객에게 대출 상품을 자세히 고지하는 '해피콜'을 시행하라고 지도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은행에서는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건설사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 촉진 마케팅으로 거액을 날릴 우려가 있는 서민이 5000여 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해 말 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도입한 애프터리빙의 대출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하고 있다.

'애프터리빙'와 '프리리빙'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 여파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자 건설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한 판매 촉진 마케팅이다.

입주예정자가 분양가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내고, 2~3년 간 전세를 산 뒤 잔금을 치르면 분양을 받고 이를 거부하면 중도금과 계약금을 건설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조건이다.

그러나 이 기간에 건설사가 부도를 내면 계약자는 돈을 한 푼도 못 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대형 주택형이 절반 이상인 '송도 글로벌 캠퍼스 푸르지오' 아파트는 2010년 5월 1703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으나 미분양이 속출하자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2년 살아보고 매입을 결정할 수 있다'는 프리리빙 홍보를 통해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 나서 최근까지 상당수 물량을 털어냈다.

이 아파트는 지금 입주를 앞두고 기존 계약자와 프리리빙 입주예정자 간에 아파트 준공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건설사들의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을 방치할 경우 '부동산판 제2의 동양사태'가 될 수 있다"며 "서민들의 피해를 막고자 이번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119가구이다.

/인치동기자 airi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