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무료 기기변경"고객 현혹 대리점 매출올리기 치열한 경쟁..소비자 이전·신규'할부금 폭탄'..."방통위 규제 통신사 배만 살찌워"
   
▲ 인천 지역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각종 과장광고성 문구들이 붙어 있다.


직장인 서모(24·여)씨는 며칠 전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내용은 "고객님께서는 저희 LG유플러스 OO지점의 VIP고객으로 선정돼 무료 기기변경 쿠폰을 드리니 9월30일까지 사용하시길 바랍니다"였다.

그는 문자 내용을 확인하려고 직영 대리점을 찾아가 보았다. 그러나 다른 매장과 경쟁이 붙어 휴대전화를 많이 팔고자 한 대리점의 상술임을 알게 됐다. 서씨는 "쓰고 있던 휴대폰 할부금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무료로 기기를 변경해 준다는 문자를 받고 갔지만, 실제 보조금 20만원만 지원을 받았다"며 "그 금액에 5.9%의 할부이자까지 붙어 원가와 별 차이가 없었다"고 불평했다.

핸드폰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한 대리점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비싸게 휴대전화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인천 남구의 한 휴대폰 매장은 3일 동안 휴대폰 사용량이 많은 소비자들을 무작위로 뽑아 '과장 광고성'의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해서 15개 이상의 휴대폰을 팔았다고 한다.

실제로 서씨가 구매한 휴대폰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LG전자 스마트폰 G2이다. 이 단말기 출고가는 95만4800원. 휴대폰 대리점에서 20만원을 지원받아 75만4800원에 이자가 붙으니 82만5408원이었다.

원가에서 약 12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이에 대해 휴대폰 매장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핸드폰 판매에 공짜는 없다"며 "타 이동통신사에서도 대리점별 경쟁 구도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보조금 지급도 상한선인 27만원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불법 보조금에 대한 단속을 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비싼 휴대폰 단말기 가격에 울상이지만, 각 대리점들은 고도화한 상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휴대폰을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기 원하는 소비자들은 휴대폰 대리점의 홍보성 문자를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찾아가 보지만 결국은 대리점 장사 수법에 놀아나기 마련이다.

얼마 전 핸드폰을 새로 구입한 주부 김모(35)씨는 "휴대폰은 생활필수품인데 단말기 가격이 너무 비싸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며 "보통 휴대폰 할부가 36개월인데, 3년 동안 한 휴대폰을 쓰기 쉽지 않아 새 휴대폰을 구입하려고 하면 이전 할부금에 구입한 기계 할부금까지 더해 '요금폭탄'을 맞기 일쑤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27·남구)씨는 "통신사는 보조금을 줄여 홍보비를 아끼지만 소비자는 이전보다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통신서비스를 받는다"며 "방통위의 규제는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하기는커녕 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글·사진 서진아인턴기자 sja5436@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