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외국인의 손지갑을 훔쳐 달아난 50대 절도범을 추격전 끝에 붙잡은 사실이 뒤 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1시30분쯤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시장 인근에 있던 한재명(18)군은 '도둑을 잡아달라'는 외국인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외국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나는 곳을 유심히 살피던 한군은 쏜살같이 달아나는 50대 남성인 이모(58)씨가 절도범임을 직감하고 쫓기 시작했다.

한군은 고함을 지르며 절도범을 쫓던 스리랑카 S(35)씨와 함께 이씨를 100여m를 추격해 완강하게 저항하는 절도범과 몸싸움 끝에 그를 제압한 뒤 자신의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해 이씨를 포천경찰서에 인계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검거되기 수십여 분전 송우리 시내 한 편의점 앞 노상에서 S씨에게 접근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는 등 말을 거는 척하며 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를 붙잡은 한군은 소흘읍 송우리 소재 송우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이 학교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군은 경찰서에서 "절도범을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용기 있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겸손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군의 의로운 행동에 대해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천=김성운기자 swk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