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투고 ▧

몇 년 전 관악산을 한창 오르던 때가 있었다. 모두가 그렇듯 산은 청량감과 해방감, 포근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우리는 그 맛에 매료돼 산을 사랑한다.

정상을 향해 오르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나는 산을 오르고 있는데 산을 내려가고 있네' 그렇다. 정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었지만 즉 올라가고 있었지만 난 내려가고 있던 것이다.

우리네 인생사가 그렇듯이 굴곡이 있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딛고 있다면 그 순간이 비록 내리막길일지라도 분명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내가 몸을 담고 있는 '경찰'이라는 조직을 생각하면서 우리 조직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경찰'이 국민들의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 역사에서 비롯된다.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 등을 거치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무분별한 통제를 해온 경찰의 어두운 과거가 지금의 공권력 무력화에 일조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경찰은 분명 과거의 오류를 청산하고 자정하며 발전하려는 노력을 지난 시간 꾸준히 기울여 왔다.

그 결과 현재 신임 순경으로 임용되는 경찰관 중 대다수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졌다. 이러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지속적 유입으로 인해 맑은 물이 유입되면서 다음 세대 경찰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업무 관련 부조리와 금품수수, 음주운전 등등. 물론 지금도 언론에는 경찰과 관련된 부정적인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필자 또한 괜시리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언론에서 보도되는 부정적인 일들은 순간의 '내리막길'일 뿐이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라는 정상을 향해 끊임 없이 개발하며 자성하는 조직이며, 반드시 그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임청빈 시흥경찰서 경무과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