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장외룡 前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 ◀장외룡 칭다오 중넝 감독의 인천 감독 시절 모습./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中서 약체팀 돌풍 주도 … 美 언론에도 대서특필



"중국 슈퍼리그를 재패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 역시 K리그를 재패하고 올라온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붙는 장면, 상상만해도 즐겁습니다."

최근 미국의 스포츠 전문 웹진 '블리처리포트'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세계 축구 지도자 5인' 중 한 명으로 뽑은 장외룡(54·사진)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자 현 중국 슈퍼리그 칭다오 중넝의 감독은 여전히 인천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다.

슈퍼리그 휴식기를 맞아 오랜만에 한국에 나와 건강검진을 받는 등 몸을 추스른 뒤 20일 중국으로 돌아간 장 감독은 "전에 몸담았던 인천과 현재 지도를 하고 있는 칭다오가 각자의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는 상상을 하면 너무너무 가슴이 벅차다"는 말로 올 시즌 감독으로서의 목표를 넌지시 드러냈다.

실제, 그의 포부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장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중 하나인 칭다오를 맡아 믿기 힘든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약체로 분류되며 1부 리그 잔류만으로도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칭다오가 올 시즌 리그 6위(5승8무4패)를 달리고 있고, FA컵 8강에도 올라 있다.

선수층이 얇아 이 자체만으로도 기적에 가깝지만 오는 31일 장춘 야타이를 시작으로 남은 13경기를 더 소화해야 하는 장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장 감독은 "사실 올해 10위권 이내에 남아 있는 것이 목표였는데 선수들이 잘해줘 현재 6위에 올라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볼 수도 있겠다 싶다. 욕심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인천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K리그에서 3~4위를 오르내리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칭다오와 마찬가지로 FA컵 8강에 올라있다.

인천은 오는 8월 7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4강 진출을 놓고 제주와 겨룬다.

항상 인천을 응원하고 있다는 장 감독은 자신이 감독 시절 팀에 없던 인천의 신예 선수에게까지 자상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의 신예 이석현 선수가 이번 동아시아대회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까지 들어갔다가 결국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들었다. 일단 그 정도만해도 굉장한 신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인데 이번에 탈락했다고 절대 의기소침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용기를 줬다.

칭다오 반도신문이 블리처리포트 기사를 받아 대서특필하면서 다시 한 번 국내·외 축구계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장 감독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오는 9월 말 인천구단 출범 10주년 행사 때 다시 한국에 오면 더 많은 인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만기자 malema@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