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부터 자료발굴 4번째권 출간 …"참전용사 아픔 치유" 의미도
이규원 인천학생 6·25참전사 편찬위원장
   
 


"이 책은 저희 아버지와 함께 자원 입대해 조국과 고향 인천을 지킨 6·25참전 인천학생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입니다."

지난 19일 '인천학생 6·25참전사' 제4권 출판 기념회를 가진 이규원 인천학생 6·25참전사 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어린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인천의 학생들을 기리기 위해 책을 펴내게 됐다"며 "앞으로 10권까지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학생 6·25참전사'는 1996년부터 발굴한 인천학생들의 참전기록을 담은 책이다.

2007년 1권, 2008년 2권, 2010년 3권을 펴낸데 이어 이번에 4권을 출간하게 됐다.

"저희 아버지는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이던 16세 때 입대해 5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실 수 있었지요. 그렇지만 많은 학생들이 이름도 없이 쓸쓸히 전쟁터에서 죽어갔고, 나라를 구했지만 지금 그 분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잖아요. 아버지께서도 그런 점이 못내 서운해 하셨습니다."

이 위원장은 "아버지의 아픔을 치유해드리고 싶어 책도 펴내고 인천학생 6·25참전관을 운영하게 됐다"며 "아들이 움직여주니까 그나마 위안을 받으시는 것 같아 일에서 손을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부친은 이경종(80)옹으로 현재 참전 후유증으로 허리병을 앓고 있다. 고향에 돌아온 뒤 어려운 생활환경으로 공부를 하지 못하던 이 옹은 노동판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세탁기술을 배워 이 위원장을 포함해 3형제를 세탁일로 키웠다.

"충렬사에는 '하늘땅처럼 오래갈 겨레는 끝없는 충성을 나라에 바치고, 자손만대를 이어갈 집안은 먼저 어버이께 효도를 다하고, 여기 오가는 바람이여 이 뜻을 모두에게 전하거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늘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 위원장은 경동에서 소문난 효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규원치과 원장으로 그가 운영하는 치과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다.

이 위원장은 환경공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인천시의회 4대 시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인천학생 6·25참전사에 대한 기록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사실은 시정부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잘 되지 않더군요. 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건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회가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면 나라도 기꺼이 나서서 할 것"이라며 "힘 없고 어려운 사람들을 대변해 정의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