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2

자살은 자살자 자신이 행위하지만 한편으론 철저히 자살자가 속한 사회의 부조리와 고통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아무리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민을 친구들에게, 부모님께, 학교에 말해도 아무도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을 때 이에 대한 구조의 외침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그렇게라도 하면 이 사회가 고통받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고 믿어줄 거 같아서 자살사이트에 가입을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청소년과 20~30대의 자살은 심각한 수준으로 속수무책인 재앙 수준인데 자살자수는 해마다 증가해 10~30대 사망원인의 1위일 정도다. 시대의 고금과 바다의 동서를 막론하고 자살이 아름답게 노래된 적이 없고, 어떤 이유로도 자살은 정당화 될 수 없는 순리를 거스르는 역행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사회적 인사나 연예인의 자살은 가뜩이나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자살풍조를 더 자극하며 '나도 자살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자살률을 부추기곤 하는데 아름다운 자살이란 결코 있을 수 없으며 자살의 흔적은 생명이 멈춘 유기체의 생화학적 부패와 손상, 자살의 흔적을 수습하는 산 자의 눈과 코와 마음에 충격만 남기는 불쾌한 현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절박한 사정이 있다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으며 죽을 용기가 있다면 살아서도 시련을 헤쳐 나갈 방법이 없지 않음을 알려주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그러나 실제 자살을 결행하는 순간, 공감은 사라지고 책망만 남는다. 사정이 아무리 절박해도 자살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난영 가평경찰서 경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