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무승→미국행→한국 복귀 무산→퓨어실크 - 바하마클래식 제패
   
▲ 이일희가27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 마지막날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이일희(25·볼빅)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승이자 프로 선수로서의 생애 첫 우승을 해냈다.

이일희는 한국시간 27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 클럽 골프장에서 12홀로 치러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 126타로 정상을 탈환했다. 프로 데뷔 7년, LPGA 투어 4번째 시즌 만에 얻은 우승 트로피다.

그는 1988년생 용띠 동갑으로 코리안 낭자 군단의 주축을 이루는 박인비(25·KB금융그룹), 신지애(25·미래에셋)에 가려 국내·국외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던 이일희는 첫 LPGA 투어 우승으로 정상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4년 아시아-태평양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2006년 프로에 입문한 이일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한번도 정상을 오르지 못했으나 LPGA 진출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말대로 2009년 퀄리파잉스쿨에서 20위에 오른 이일희는 2010년부터 LPGA 대회에 출전했다.

올바른 스윙 자세와 샷 실력을 겸비했으나 결정적인 순간 주저앉은 바람에 이일희는 2008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2009년 MBC 투어 제2회 롯데마트 오픈 등 국내 투어 대회에서 각각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부터 LPGA 무대에 전념하며 이번 대회까지 통산 5차례 톱 10에 진입하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부터 2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이일희는 2011년 말 한국 복귀를 추진했으나 KLPGA 투어 시드 선발전에서 고배를 들며 다시 미국에 남게 된다.

2012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고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9위를 차지한 이일희는 6일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10언더파 274타를 기록, 공동 3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한다. 이어 폭우로 하루 12홀씩 사흘간 36홀의 '미니 대회'로 치러진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트로피를 거머쥔다. 이일희는 마지막날 강풍을 뚫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낚는 신들린 샷을 구사했다.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600만원)를 챙긴 이일희는 올 시즌 30만9000달러를 벌어들여 시즌 상금 랭킹 37위에서 12위권으로 수직상승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