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학교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만큼 구체적으로 원인이 무엇인지 아는데 이런 점들을 정책과 대책에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6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교폭력 청소년 100인 토론회'에서 만난 박규호(안남고 2년)군은 어른들이 내 놓은 학교폭력 대책과 정책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사건 해결에 집중하는 정책과 대책들이 대부분인 탓에 제대로 된 진단과 원인 파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군은 "학교폭력은 근본적으로 학교교육정책이 경쟁 위주로 돼 있어 학생들이 서로 밟고 올라설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어른들이 만든 탓이 크다"고 그 원인을 진단했다.

특히 학교폭력을 개인문제로 치부하는 어른들의 태도는 실망스럽다는 비판도 함께 곁들였다.

그는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을 개인문제로 치부해 인성교육을 위주로 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보다 사회적 관점에서 인권교육을 통해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이 익숙해져버린 학생들이 인식을 바꿔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 군은 이번에 진행한 토론회를 보면서 학생들의 정책은 학생들에게 의견을 묻고 그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학생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탓에 수요당사자인 학생들은 실험대상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 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해 "요즘 학교폭력은 피해자가 폭력에 못 견뎌 가해자로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 데 이런 상황을 무작정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이면 고3 수험생이 되지만 계속 관련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우리들의 의견이 반영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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