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차량파손 등 표출 … 생활고에 목숨 끊기도

취업 준비생들의 취업 스트레스가 범죄라는 사회적 부작용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취업을 하지 못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끊이질 않고 있다.

남부경찰서는 20일 주택가 우편함에 10여 차례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미수)로 취업 준비생 A(2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남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주택가 우편함 등에 12차례에 걸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19일 새벽 '누군가 우편함에 불을 질렀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3월 군 제대 후 현재까지 취업이 되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이후 우편함의 우편물을 보면 불을 지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며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진술했다.

취업난을 고민하던 대학생이 술에 취해 차량을 무더기로 파손한 사건도 있었다.

서부경찰서는 지난 4월19일 주차된 차량 22대의 문짝과 사이드미러 등을 부수거나 찌그러뜨린 혐의(재물손괴)로 대학생 B(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같은 달 15일 오전 3시쯤 서구 마전동 일대 아파트 옆 도로변에 주차된 BMW 등 차량의 사이드미러 등을 발로 차 부수는 등 차량 소유주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학교 4학년인 B씨는 취업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왔으며, 경찰은 이날 술을 먹은 B씨가 취업 스트레스를 이 같은 범죄로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취업난을 겪던 젊은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23일과 22일 남동구에서는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C(27·여)씨와 D(31)씨가 각각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