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요구하며 대기 … 자료 받은 뒤 자리정리
"한진그룹 배불리려 내역 숨겨 … 지역민 무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인하대학교 총장실을 사실상 점거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21일 오전 박춘배 인하대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총장실에서 장시간 대기했다가 저녁 늦게서야 자료를 받고 자리를 정리했다.

사실상 업무일 하루를 점거한 셈이다.

이 단체는 지난 6월11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인하대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내용은 지난 5년간 정석기업에 지불한 정석빌딩 임대료와 재단전입금 납입 현황이다.

정석빌딩은 인하대병원 일부 시설이 입주한 중구 항동의 정석기업 소유 건물이다.

정석기업은 대한항공을 모체로 한 한진그룹 계열사로 조양호 이사장이 인하대 학교법인인 인하학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달 23일 학교 폼페이지 화면을 캡쳐한 사진화일 4장을 예·결산 보고서 공개내역이라고 제시했다.

시민단체의 갑작스런 방문에 인하대는 하루종일 자료를 만들어 오후 6시쯤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학교측은 "정석빌딩 의대 교육실습·연구 목적으로 정석기업에 지급한 리스·임차료로 연간 15억여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또 나머지 정보공개요구 사항과 관련자료를 23일까지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회복지보건연대 신규철 사무처장은 "인하대나 한진그룹이 지역대학·지역기업이라고 말하지만 자료공개를 미루고 여러 차례 총장 면담을 거부해 불가피하게 총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며 "관련자료를 분석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하대가 한진그룹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대학 사유화를 통한 한진그룹의 배불리기를 감추기 위한 의도"라며 "지역민을 무시하고 있는 대학과 기업이 어떻게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