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살인사건'안일 대응에 성토 잇따라

"저기요, 지금 성폭행당하신다고요? 성폭행 당하고 계신다고요?"

"들어갈때 다시 한번만 알려줄래요. 여보세요. 주소 다시 한번만 알려주세요."

지난 1일 수원에서 발생한 토막살인 사건에 대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길거리에서 부딪혀 집안에까지 끌려들어간 뒤 성폭행을 당하려다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피해자 K(28) 씨의 다급한 신고전화에 경찰은 기계적 답변만 쏟아낸 것이다.

더욱이 K씨의 신고접화가 걸려온 지 1분21초가 경과하면서 큰소리의 비명소리와 '잘못했어요'라는 말이 이어졌지만 접수자는 또 다시 반복적으로 '주소가 어디냐'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3분44초가 흐른 뒤 또 다른 근무자는 '장소가 안나와 가지고'라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근무자들은 4분30초 뒤 용의자 우모(42·조선족) 씨가 K씨를 테이프로 묶는 소리와 K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들렸는데도 K씨를 찾을 만한 지령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5분44초가 지나간 시점에서 K씨는 분명히 '아저씨'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근무자들은 "아는 사람인데… 남자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부부싸움 같은데…"라는 황당한 추측을 하기도 했다.

K씨는 이렇게 1분20초동안 신고 접수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밝혔으며 당시 상황이 전달된 6분16초 동안에는 K씨의 목숨이 위급한 정황임이 버젓이 들렸음에도 경찰은 손을 놓고 있었던 것.

결국 K씨는 다음날인 2일 새벽 살해돼 신고전화를 한지 12시간여 만에 별다른 대처를 못한 경찰에 의해 토막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같은 경찰의 대응에 네티즌들은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112관계자와 관련 경찰 모두를 구속해 다시는 이런 참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도 "이제부터 사고가 발생하면 빨리 오는 중국집에 신고해야겠다"며 경찰의 무능력을 꼬집었다.


/양규원기자 ykw@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