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현장에서 ▧
   
 


선거 철이다. 4·11 총선에 나서는 예비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을 알리고 지지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정책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의지의 피력이 유권자에게 한 표를 호소할 수 있는 근거다.

이들은 하루에도 수 개의 정책을 쏟아내며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부각하려 힘쓴다. 그런데 이들 중 아주 쉽게 '무임승차' 하려는 후보들이 적지 않아 한심하다.

이미 진행되고 있던 인천시 행정의 결과가 도출된 것을 마치 자기의 공으로 끌어들이거나 사회 현상에 뒷북을 치며 뻔한 분석을 내놓는 경우가 그렇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대형마트 규제를 시도하고 이 지역 지방의회에서 조례를 준비하면 인천시도 빨리 조례를 만들라고 촉구하는 자료를 내고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이제와서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며 부산을 떤다.

눈 앞의 결과가 장기적으로 인천시에 득인지 손해인지 진지한 고민도 없이 좋은 일 같아 보이면 은근히 숟가락 얹는 일도 다반사다.

인천시민의 재산을 헐값으로 넘기면서 남구 도화구역에 청운대 유치가 확정됐는데 자신의 활동으로 성사됐다며 울궈먹는다.

국비 지원이 한 푼도 확보되지 않은 인천대 법인화는 인천에 드디어 국립대가 생겼다며 떠들어댄다.

반면 여론이 첨예하게 갈려 있거나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조용하다.

송도 영리병원 유치 건이나 굴업도 골프장 건설과 같은 문제를 다루거나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방향 제시 하는 데는 입을 닫았다.

이런 식으로 홍보되는 후보들의 정책에서 평소에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치 철학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에 대해 사려 깊고 철저한 고민이나 국회의원이 되건 말건 변하지 않을 일관성은 온데 간데 없다.
얕은 수법으로 아는 체 해서 얻는 표가 얼마나 될까.

선거 활동을 하는 단계부터 이미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젓가락 다 놓으려는 게으른 정치인이 날카롭게 정권을 파헤치고 시민들 편에서 비판할 수 있을까.

인천 시민을, 그리고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자리에 나오려면 최소한 자기 정책 하나쯤은 개발할 능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장지혜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