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커티스'위대한 유산'전
3월11일까지 도 문화의전당
   
▲ <배드랜드의 오아시스/수우, 붉은매 추장(an Oasis in the Badlands/Sioux, Chief Red Hawk)>1906년.


"누가 왜 그들을 기괴하고 미개하다고 했을까? 그것은 편견이었다."

에드워드 커티스(Edward curtis, 1868~1952)의 '위대한 유산' 전이 열리고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소담갤러리를 찾았다.

사진작가이자 인류학자였던 에드워드 커티스는 상상할 수 없는 재정적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굿굿하게 30년 동안 80여 개 부족의 북미 인디언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삶과 일상을 사진과 영상에 담았다.

이번에 전시된 것은 1900년대 초 북미 인디언들의 생활양식을 담은 예술 사진과 자료 75점이다.

수세기 동안 자신들이 살아온 땅을 잃어버린 사람들, 그들의 시각에서 밀착 취재한 현장 사진이다.

한컷한컷마다 드라마틱하고 인상적이다.

찬찬히 바라본 사진 속 풍경에는 멈춰버린 시간 속의 기억이 새겨져 있고, 사라진 역사의 향수가 묻어있다.

낭만적이거나 아름답다는 생각은 호사스럽다.

수많은 사진속 인물은 권위와 위엄이 있다.

먼 옛날, 나의 고향 땅과 아버지의 아버지를 정지된 화면으로 보는 것같은 느낌이다.

그가 사진 속에 담아 낸 북미 인디언들의 생생한 모습과 생활문화는 그 자체가 역사다.

독특한 질감으로 강한 사실성을 드러낸 그의 앵글은 인디언들의 영적이고 정신적인 삶의 양식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물론 그의 일부 사진은 조작되고 과장됐다는 이른바 연출사진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전통의상을 입히고 모자를 씌우고 사진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또 앵글을 응시하는 인디언들의 시선이 전형적이고 진부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진실된 시대의 기록이 담겨있으며, 그들의 옷과 모자에서는 훌륭한 민속학적 사료 가치를 발견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들의 오랜 정신적 유산인 자연과 인류에 대한 사랑, 조화와 상생의 가치, 자유에 대한 갈망은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북미 인디언들이 조상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왔던 북미 대륙에 백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종족과 문화, 풍습은 이제 기록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파헤쳐진 영토와 문화보다 그들을 아프게 한 것은 야만인이라고 지칭했던 서구인들의 편견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내가 작업하는 인디언 사진들은 앞으로 올 세대들이 잊지도, 잘못 평가하지도, 너무 이상화시키지도, 그렇다고 너무 평가절하 하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에드워드 커티스의 '위대한 유산'전은 오는 3월11일까지 계속된다.

/이동화기자 itimes2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