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새해설계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일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임진년 새해인터뷰에서 올해 화두로 화합과 통합을 꼽으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일 "박근혜 대세론은 안철수 씨와의 양자대결에서 이미 금이 간 것 아니냐"고 평했으며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서는 "처음 나타나서 신비성에 싸여있기 때문에 지지도가 높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정치현실에 부딪힐 때 그의 태도를 봐야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본지와 도지사 공관에서 가진 새해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어떤 일과 역할을 맡기실지 민심의 소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아 도와주고 싶은데 선거법이 문제"라면서 "의회민주주의에 입각해 의회에서 여야가 합의만 한다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노숙자문제와 무한돌봄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펴서 전국최고의 복지 경기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올해 화두로는 최근 남북한 문제와 사회갈등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화합과 통합'을 꼽았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잘 구성됐나.

- 홍준표 전 대표가 비대위에 대해 한마디 했더라. 홍 대표는 안 참아도 되지만 나는 좀 참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홍 대표와는 국회의원 입문할 때부터 같이 해 와 개인적으로 가깝다. 홍 의원은 할 소리는 다 하는 성격이어서 말을 참지 않는다. 역시 홍준표라고 생각했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서는.

- 최근 대세에 금이 간 것 같다.


▲안철수 원장이 뜬다. 이유는.

- 뉴·영·스마트로 말할 수 있다. 뉴, 기성정치가 싫다는 것이다. 영, 꼰대정치가 아닌 젊은 정치. 스마트, 멱살잡이하고 집어던지는 정치가 아니라 스마트한 정치.

안철수 원장은 사람들에게 정치인 같지 않은 스마트한 느낌을 준다. 안 원장이 뉴·영·스마트한 세력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느냐. 젊은이들의 이런 생각이 바뀐다면 무너질 수 있다.

지금은 처음 나타나서 신비성이 있지만 베일이 벗겨졌을 경우의 미지수가 존재한다고 본다. 기성정치인처럼 노출된 상태에서 국회 몸싸움을 할 때 어디에 가있는지, 연평도 대포 맞았을 때 뭐라고 했는지 등 여러 가지 현실에 부딪힐 때를 봐야 한다.


▲올해에는 대선이 있다. 김문수 지사가 생각하는 대통령의 자격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올해 대선의 시대적 요구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대통령이라면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사회를 통합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먼저 애국심이 필요하다. 또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역사, 업적에 대한 자부심이 필요하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분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그분들의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경험과 대안 등도 필요하다.

지금 나라 전체가 혼란한 상황인데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발전으로 가기 위해 통합이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 또 차기정권은 이 통합을 저해하는 문제, 즉 빈곤과 양극화, 불공정, 세대갈등, 지역갈등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남북관계와 안보문제가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굳건한 안보태세와 함께 남북협력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안보 리더십과 전략적 리더십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대권행을 위한 도지사직 중도포기에 대한 입장과 총선 이후 거취는.

- 오래 소속돼 있던 정치와 정치기반을 떠나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지사를 관둔 것보다 당을 탈당한 것에서 정치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제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어 가정해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대패해야 김 지사에게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이 몇 석 이하면 대패했다고 보는지.

- 저를 응원하고 염려해 주시는 분들의 말이라 고맙게 생각하지만 기회라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몇 석 이상이면 성공이고 거기에 모자라면 패배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거대 여당이 과반수에 못 미치거나 제1당의 위치를 잃어버리면 그것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이 잘못했다고 판단한 것과 다름없다.

나는 한나라당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고 본다. 박근혜 대표든 누가 이끌든 간에 내년에 한나라당이 잘 돼야 나라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패해야 나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한나라당이 대패해야 나에게 기회가 온다는) 가정 자체를 동의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주당 등 야당은 야권통합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총선·대선 전망은.

- 여든 야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 승리할 것이다.

지금 상황으로는 한나라당에게 비관적이지만 우리가 잘 혁신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가야할 길은 어떤 방향이라고 생각하는지.

- 국민들이 정말 변한다고 느낄 정도의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신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국과 상식의 가치를 실천하는 정치, 스스로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이 생활화된 정치를 보여 드려야할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경험이 많은 분이니 잘 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 관련해서 정책기조가 어중간하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 명확한 정책기조는 우리는 서울처럼 무상급식을 가지고 쪽박이 깨질 정도로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죽기 살기 하는 문제는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결식아동을 비롯해 점심에 밥 못 먹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지만 선거법상 문제가 있다. 나는 선거법 오해를 받아가면서까지 밥 먹이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여러 가지로 불쌍한 사람들이 많다. 학교식당도 없고, 철도 아래서 점심을 얻어먹어야 하는 분들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것이 급하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어 내 생각만 옳다고 말할 수 없다. 도의회에서 여야가 충분한 논의 끝에 합의만 한다면 내 생각이 있지만 존중하겠다.


▲복지에 대한 생각은.

- 나는 전국에서 복지에 대한 지원을 제일 많이 한다. 노숙자와 무한돌봄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과 연평도는 양보할 수 없다. 국가유지를 위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흉악범에 대한 강력한 대처는 예전과 생각이 같다. 건전한 국방 안보 치안 질서는 해야 한다.


▲올해 화두는.

- 결국 화합과 통합이다. 우리는 너무 갈등이 격화돼 있다. 화합과 통합이 중요하다. 남북간에도 대포쏘지 말고 도와주고, 개성공단 몇 개 더 만들고, 잘 살면 서로 좋다.

부자하고 가난한 사람,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지방과 중앙도 그렇다. 도지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소위 말해 서로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화합이 제일 좋다.

/대담=김인창 부국장
정리=안상빈기자 happybi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