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에 살고 싶지 않다"
"쓰레기통에 살고 싶지 않다"
  • 승인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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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저는 결혼 7년차 신랑으로 6살과 7개월된 아이의 아빠입니다. 저희 가족은 2012년 9월에 청라 A-37블록 반도 2차아파트에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청라에 아파트 분양받을 당시 로또에 비유될 만큼 미래가치에 대한 언론보도가 넘쳐났고 저희 부부는 정말 살고싶은 기회의 땅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꿈꾸며 살았습니다. 아이들 방은 개나리색으로 꽃무늬를 넣고, 침실에는 아늑하고 밝은 커튼을 달고, 거실은 햇빛이 가득 들이차게 꾸미자는 대화가 우리 부부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꿈'으로 가득했던 '집'에 대한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고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는 지경입니다. 장미빛깔로 선전되었던 청라경제자유구역은 온데간데 없고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악재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부창출을 위해 금융을 테마로 국제도시를 만들겠으니 국제도시에 살아보라고 광고를 할 때가 언제인데 지금은 되는 사업은 없고 백지화, 축소, 사업변경만 있습니다. 특히 사람사는 곳에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악취로 인한 고통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것도 모자라서 냄새나는 쓰레기매립지를 잘 관리해서 지역주민들이 잘 살게 하라는 명을 받고 부임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사장은 본인의 사명이 쓰레기매립지 영구화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청라가 서울 강남이었다면 대통령이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탄핵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우리 청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자유구역이라며 외국자본을 끌어모아 살기좋은 국제도시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먹을거리를 창출해 보겠다던 당초 계획이 '국제 쓰레기통 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 부부는 얼마전 심각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재산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내의 말에 답답한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저희 청라국제도시 주민들 모두는 재산상의 손해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 뿐입니다.

저희는 세계 최대의 쓰레기매립지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악취와 침출수 등 쓰레기 매립에 따른 환경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쓰레기매립지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에게 더이상 희망을 걸 수 없다는 것이 또다른 아픔입니다. 희망이 아니라 '영구화'하겠다고 노골적으로 그 본심을 드러낸 것에 우리는 마음이 찢어집니다. 더욱이 국민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사퇴를 촉구하러 방문한 자리에서 인천시민과 서구주민을 우롱하느냐는 항의에 공사직원 중 한분의 말이 더욱 가슴에 남습니다. "나는 연수구에 살아서 냄새 안난다. 누가인천시민을 우롱하느냐"라는.

중앙정부인 지경부와 국토부, 그리고 환경부 모두 지금까지 인천시민과 서구주민을 속여온 것입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정부를 대신해 주민들에게 거짓말로 지금까지 버텨 온 것입니다. LH 또한 사기 땅분양업자로 그 속내를 드러낸 것입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집니다. 순간적인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반드시 밝혀집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싶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환경권, 그리고 악취방지법에 근거한 악취없는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냄새 안나고, 위험·혐오시설이 없는 청라에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최재우 청라아파트연합회 대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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