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1


최근 북한 대남공작 부서인 225국의 지령을 받아 국내에서 활동하던 '왕재산'이라는 명칭을 가진 간첩단이 적발됐다는 검찰발표가 있었다. 북한이탈주민으로서, 특히 인천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안기관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북한 입장에서 남한에 보내는 간첩은 잡혀도, 잡히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잡혀도 좋다는 이유는 남남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북한에서는 '간첩'을 잡으면 일방적인 판결로 속전속결 극형을 내리는 게 보통이다. 알려지고 갈등하고 할 시간을 아예 주지 않는다.
이번에도 '왕재산 사건'이 기사로 나가자 그 진실여부를 놓고 각계의 여론이 다르다. 그러나 짧은 남한생활에서 드는 의문은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여기 살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만 벌써 2만 명이 넘는 북이탈주민이 살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는 수십만 명이 넘을 것이다. 그들은 단지 배고픔 때문에 탈북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나라를 더 이상 믿고 따를 수 없기 때문에 떠난 것이다. 이번 '왕재산 사건'에 대해 몇 몇 정치인이나 운동권 분들이 '왜 이때 발표했나?'를 따지고 있다. 그러나 '이 때'가 어쨌다는 것인가.
도둑이 들면 즉각 신고하여 잡는 것이 이치인데 '정치적 보복'이요 '정치탄압'이요 한다면 과연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이 이 사회에서 어떤 '보복과 탄압'을 받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북한처럼 정당활동을 못하게 한 것도 아니고 정당을 해산시키거나 불법단체로 규정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어떤 피해를 보았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이영호 인천 거주 북한이탈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