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땅값·각종 규제에'휘청'… 구체적 지원책 마련을
비싼 땅값·각종 규제에'휘청'… 구체적 지원책 마련을
  • 장지혜
  • 승인 2011.04.04 00:00
  • 수정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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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이전율 높아 실업 증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뿐 아니라
기반시설 부담금 경감 등 필요


53년 간 인천에 뿌리를 둬 온 향토기업 삼익악기(부평구 청천동)가 인천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줄줄이 인천을 떠나는 터에 인천 대표기업으로 인식돼 왔던 삼익악기의 이전 소식은 인천경제계에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삼익악기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곧 충북 음성군 소이면 대장리 15만5천371㎡ 터에 사무실, 생산시설, 물류창고 등을 조성해 이전하기로 했다. 물류의 원활한 관리와 세제 혜택 등이 인천보단 음성이 낫다는 게 삼익악기의 입장이다.
 

   
▲ 삼익악기 인천공장(부평구 청천동 424) 전경. 원활한 물류 관리와 보다 나은 세제 혜택을 찾아 53년 정든 인천을 떠나 충청북도 음성군으로 이전을 결정했다./정선식기자 ss2chung@itimes.co.kr


정부가 3년 이상 지속법인에 한해 지방으로 이전하면 법인세의 2/3를 7년 간 감면해주고 있어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데다 음성으로 옮기면 부산, 대전 등에 대한 국내 물류관리비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점이 삼익악기를 움직이게 했다. 이미 한일방직, 동일레나운, 한국유리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비슷한 이유로 인천을 떠난 상황에서 더 이상 기업의 탈(脫) 인천 행렬을 방관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 인천을 떠나간 주요 기업


▲얼마나 떠났나

지난 2004년 이후 6년 동안 인천을 떠난 기업은 690개다. 전국 16개 시·도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이전율이 높다. 반면 인천으로 들어온 기업은 518개다. 2006년 한 해를 제외하곤 모두 전출기업이 전입기업보다 많았다.

업종별론 제조업이 73.2%로 압도적이고 도소매업 10.4%, 서비스업 9%, 건설업 6.4% 순이다.
대부분(551개)이 가까운 경기도로, 52개 업체는 서울로 갔으며 26개는 충남, 18개는 전북으로 각각 옮겨갔다.

▲떠나는 이유는 뭔가

인천을 벗어나는 기업은 비싼 땅값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공장용지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게 부담스러워 비교적 싸게 공장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각종 규제와 인건비도 이전을 부추겼다. 전출기업 22.6%가 부지 협소를 이유로 들었고 '마케팅 등 사업환경 악화'라고 답한 업체는 17%였다.

13.2%는 '다른 지역의 파격적인 공장 유치 지원', 11.4%는 '협력업체가 이전해서'라고 답했다.
이 밖에 '규제나 민원 발생, 개발사업 때문에(9.4%)', '인력수급 문제(7.4%)'가 인천을 떠나는 이유였다.

▲남는 건 경제성장 둔화

기업 전출은 고스란히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상시근로자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실업률이 증가하게 된다. 인천의 실업률이 유독 높은 이유다. 특히 제조업 이전 비율이 높다는 것은 도시 생산기능의 저하를 의미한다.

1차 산업이 인천을 등지면서 노동수요와 생산성을 확연히 떨어뜨리고 있다. 인천의 산업구조가 점점 서비스업으로 치중하게 되면서 경제 규모가 줄어드는 구조를 양산하고 있다. 도시가 갈수록 침체되며 슬럼화 돼 공동화 현상을 불러온다.

   
▲ 기업의 인천 전·출입 추이(단위=개) /자료=통계청

▲인천시는 탁상행정만

이번 삼익악기 이전 결정을 계기로 시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인력 수급에 민감하게 영향 받는 제조업체의 노동집약성을 완화하는 한편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전환한다는 게 뼈대다.

산업분야별 클러스터를 결집하고 강화교통산업단지 조성으로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의 강점인 입지 여건과 물류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수출집약적 산업을 육성하고 송도신항 등 항만시설과 배후시설을 서둘러 만들 방침이다.

입지 우위를 내세워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IT, 신소재, 바이오, 의료, 로봇산업 등을 선정하고 관련 기업을 경제자유구역에 우선 유치하면서 체계적인 육성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 같은 몇가지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최근 인천을 빠져나간 기업 현황 조사조차 하질 않았다.

시 차원에서 어떤 기업이 얼마나, 왜, 어디로 가는지 연구하지 않은 채 내놓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떠나는 기업이 인천에 바랐던 과제가 시의 대책에 전혀 반영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안은 없나

전출기업 대다수가 저렴한 공장용지 공급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을 인천이 시급히 이뤄야 한다고 했고 실제 부지 문제로 인천을 떠난다고 답했지만 이번 시의 대책에선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전정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저렴한 공장용지를 공급하거나 신규 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적극 강구하면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반시설 부담금을 경감해주거나 공장용지를 확보하려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구체적 틀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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