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어느 식당에서 나는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 이 곳에서 한 아줌마가 한쪽 팔이 부러져 한쪽팔로 고기굽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얼굴이 환하고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었다. "아줌마, 팔이 부러졌는데 무엇이 그리 즐거우십니까?"라고 물었다. "한쪽 팔이 이렇게 남아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감사하고 즐겁지요."
이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들은 중학생, 남편은 택시기사. 세 식구는 단란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일요일은 세 식구가 무조건 외식을 한다고 했다. 돈이 부족하면 자장면집이라도 간다고 했다. 가슴을 열고 대화를 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식구들 마음이 합쳐진다고 했다. 70나이의 내가 그 아줌마를 인생의 스승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당시의 상황을 인천시청 전체 공무원들에게 온라인 편지로 보내기도 했다. 이는 자기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일체 유심 조'의 교훈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성균관의 위상은 누가 뭐래도 고고하게 살아 있다. 급변하는 정보화 세계지만 성균관의 정체성과 고전의 교훈만은 부정치 못한다. 성균관 유림의 일부가 빚은 역사적 모순은 있을지언정 우리들 가슴에 도도히 흐르는 동양사상의 삶의 지표가 되는 원류를 누가 부정하겠는가.
새해에는 성균관의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날 것임을 기대한다. 그렇게 조직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조직이 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체 유심 조(一切 唯心 造)의 교훈과 공자 사상교훈에 온 세상이 평화로운 세상으로 변화하는 새해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신중균 성균관유도회 인천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