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남한산성 문화제

사적 제 57호인 남한산성은 서울에서 동·남방으로 약 24㎞인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위치한 해발 약 460m의 고원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요새지로서 외부의 침략을 막기 위해 축성된 높이 7.5m, 성 주위 9.5㎞나 되는 국내 최고의 석성(면적36.4㎦)인 천혜의 자연공원이다.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남한산성은 수도권 2천200만 시민의 자연휴식처로 애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 자존의 역사와 호국정신이 살아 숨쉬는 곳에서 풍부한 문화를 마음껏 체험 할 수 있는 남한산성을 소개한다.


● 삼국시대 이래 우리 민족사의 중요한 요충지
남한산성이 위치한 광주시는 약 80%가 산이며 나머지 20%가 평야부에 속하는 경작지이다. 높고 낮은 산이 많으며 좁고 긴 하천이 한강을 향하여 북 또는 북동쪽으로 흐른다.
남한산성은 한강과 더불어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주요 거점이었다. 백제가 하남 위례성에 도읍을 정한 이후 백제인들에게 있어서 남한산성은 성스러운 대상이자 진산으로 여겼다. 남한산성 안에 백제의 시조인 온조대왕을 모신 사당인 숭열전이 자리잡고 있는 연유도 이와 무관하지만은 않다.
조선왕조 시대의 남한산성은 선조 임금에서 순조 임금에 이르기까지 국방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한 장소였다. 그 중에서 특히 조선 왕조 16대 임금인 인조는 남한산성의 축성과 몽진, 항전이라는 역사의 회오리를 이곳 산성에서 맞고 보낸 바 있다.
인조 2년(1624)부터 축성 공사가 시작되어 인조 4년(1626년)에 완공한데 이어, 산성 내에는 행궁을 비롯한 인화관, 연무관 등이 차례로 들어서 수 백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잡았다.


● "가자! 남한산성, 즐기자 우리문화"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남한산성 문화제'가 광주시 관광 1번지를 자처하는 중부면 남한산성에서 오는 9월10일 성대한 막을 올린다.
'가자! 남한산성, 즐기자 우리문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국가적인 환란시 구국의 일념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선조들의 강인한 호국정신을 예술로 승화시킨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의 확대 등 관람객 중심의 문화행사가 한층 강화된다.
특히 이번 행사 기간에는 음악회와 퍼포먼스를 비롯한 민속놀이 한마당 등이 관광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탁본체험코너, 목공예, 짚공예 등 가족단위의 프로그램과 전통악기 배우기, 호신술 배우기, 농악 배우기 등 직접 행사에 참여해 즐기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남한산성 성곽 주변으로 남한산성을 축성하다 억울한 누명으로 참수 당한 이회 장군에 얽힌 남한산성의 대표적인 전설인 매바위전설과 남한산성 축성 모습을 총 12인의 인간 조각과 특수제작된 소품들을 이용 해 현장감 있게 퍼포먼스로 재현 해 관람객들을 400년 전 병자호란의 현장으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행사 첫날인 10일에는 과거 1636년 수어청을 설치해 광주 등 진(鎭)의 군무(軍務)를 관장하였던 수어사의 출정 모습을 재현한 '수어사 이서장군 출정식'이 경안동 청석공원과 남한산성도립공원 내에서 재현되며, 조선시대 군사들이 항전을 위해 열병하는 모습을 재현한 '조선군사열병식'이 청석공원에서 선보인다.
또한, 무형문화제 제58호 줄타기 김대균 예능 보유자의 줄 걷기, 줄고사, 기예, 살판 등 줄타기 공연과 함께 문화뱅크의 '영화 속의 클래식'이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둘째날인 11일에는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일깨워주고자 열리는 '남한산성 도전골든벨' 행사에 광주시 관내 고등학교(6개교)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참여해 남한산성과 광주시의 역사를 되집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우승학교와 골든벨을 울린 학생에게는 장학금이 지급된다.
뿐만 아니라 절에서 재를 올릴 때 불교 음악을 선보이는 '영·호남범패 페스티벌'이 주행사장에서 열리며 광주음악협회가 주관하는 '열린음악회'와 '남한산성풍류음악회' 등 다양한 음악회가 행사 내내 열린 예정이어서 초입에 들어서는 가을의 향을 느낄 수 있다.
행사 마지막날에는 남한산성 문화제 발원의 동기가 된 청량당굿을 재현하고, 남한산성의 축성과 병자호란 때 죽은 선조들의 영혼을 달래는 '대동굿'과 함께 광주중앙고 풍물패가 중부면 광지원리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민속 농악인 '광지원농악'을 공연한다. 이어서 모두의 무병장수와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소원지 태우기' 행사를 끝으로 축제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남한산성문화제는 호국의 역사를 간직한 남한산성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역사적 의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지역문화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주=한상훈기자 hsh@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