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산골도시 그스타드(GSTAAD)는 세계적인 VIP들이 모여드는 유명한 곳이다.

마테호른 정상(4,478m)이 보이는 체르마트를 위시해 쌩모리츠, 시온, 다보스, 융프라우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스키장이나 휴양지들이 많지만 그스타드라는 이름이 생소하게 들리는 것은 독특한 마케팅전략 때문이다. 그스타드를 처음 찾았던 것은 20여년 전 스위스정부 초청으로 산업시설과 관광지들을 둘러볼 때였다. 당시 그스타드 시장과 관광책임자는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마음놓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파파라치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스타드의 상징이자 스위스 최고의 호텔로 꼽히는 팔라스호텔에선 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인사말을 건네거나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것도 이상했고 시민들도 이곳을 찾아온 VIP들에게 무감각한 표정이었다.

유명인기인이나 대기업 총수들 그리고 각국의 중요한 정치인들이면 평상시에 대중을 항상 의식하면서 지내야하는 부담이 있음으로 그스타드에 와서는 오히려 모르는 척 해주고 파파라치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그스타드시당국의 독특한 VIP마케팅으로 그스타드에 별장을 마련하거나 이곳을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인사들의 리스트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연예인, 기업가, 정치인들 수백명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세계적인 VIP들은 그스타드에 머무는 동안 이른 아침 빵가게에 줄을 서서 가족들이 먹을 빵을 사고 책방에 들러 신문, 잡지를 스스로 고르는 것이 가장 보람있는 시간이라고 고백한 통계자료도 재미있었다.

스위스은행들의 잇따른 비리와 미국정부의 스위스 길들이기에 나라 전체가 우울한 분위기였지만, 20여년 만에 다시 찾아본 그스타드는 VIP유치의 역발상으로 계속 호황을 구가하고 있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