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뚜레트·르방스는 남프랑스의 대표적 관광도시 니스에 인접해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인구 6천여명이라면 우리 기준으로 동(洞) 단위에 불과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의회와 각종 행정기관이 완비된 중간 규모의 도시에 속한다.바로 이 도시의 시장을 20여년째 맡고 있는 알랭·프레르(Alain Frere) 박사는 의사 출신으로 니스가 속해 있는 알프·마리팀도(道)의 도의회 부의장이기도 하다. 도의회 부의장으로 예술문화를 담당하고 있기도 한 프레르 박사는 서커스 관련 자료와 물품의 세계적인 수집가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소년 시절부터 서커스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지녔던 그는 프랑스에서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관련자료를 수집해 왔고 그의 저택 지하층에 제법 큰 서커스 박물관을 차려놓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달 초 프레르 시장의 초청으로 뚜레트·르방스에 들려 시청 앞 광장에 있는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들면서 남프랑스 일대의 예술인프라와 지난 3월 작고한 고 이성자 화백의 기념관 건립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듣게 된 것은 소중한 기회였다. 이 화백 기념관이 문을 열게 되면 남프랑스와 한국 간 미술교류의 거점이 될 것이라는 그의 구상을 들으면서 프랑스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 지혜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데 감명을 받았다.
마침 시청사 옆에 있는 추박(CHUBAC) 전시관에서는 20세기 초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서부 카우보이와 인디안이 함께하는 서커스를 이끌었던 버팔로·빌의 전시회가 있었다. 여름 휴가철에 뚜레트·르방스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획했다는 전시회에서 프레르 시장은 열심히 전시작품을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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