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서울의 명동거리는 요즈음 일본인들로 붐빈다. 일본인 관광객들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많고 유럽이나 미국 쪽 관광객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과거에도 명동은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의 명소로 알려져 있었지만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명동 일대의 상점들은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다.

일제시 명동은 메이지조(明治町)라고 불리웠었는데 광복 후 명동으로 개칭했고 요즈음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의 반복을 보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몇해 전 우리나라 돈이 일본 엔화에 비해서 강세였을 때는 도쿄나 오사카 또는 후쿠오카의 번화가에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우리나라 보다도 물가가 싸다'면서 일본 각지를 누비던 한국인들은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일본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보면 한일 양국 통화 가치의 변동이 인적 교류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 고장 인천의 신포동과 항동 일대는 명동 못지않은 살아있는 관광자원이 많은 곳이다. 신포동의 옷가게 거리(로데오)와 재래시장이 인접해 있고 중구청 부근의 근대 건축물들과 자유공원 일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지니고 있다. 지금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아트-플랫홈도 항구도시 인천의 정취를 풍기면서 활기차고 풍성한 문화·예술 현장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어떻게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고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느냐에 달렸다. 유서 깊은 선진국의 중심가 처럼 자동차 없는 보행자의 거리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인천광역시와 중구청은 구도심 주변에 공영 주차장을 대폭 신설하여 주민들에게는 장기 주차 혜택을 주고 방문객들에게도 저렴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구도심 활성화의 첩경일 것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