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차이나타운과 인접해 있는 항동(港洞)에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인천아트플랫폼의 위용이 차차 늘어나고 있다. 인천항 개항 초기부터 일제시대에 이르기까지 인천 항만의 중심지였던 이 일대에는 붉은색 기와로 지어진 창고 건물들이 많았다. 창고건물의 위쪽으로는 일본계 은행과 양관들이 많아서 당시 이국적으로 느껴지던 제물포 항구의 상징이던 곳이다.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는 항구에 있던 붉은 기와의 창고들을 문화공간 또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시켜 왔다. 고쿠라(小倉), 고베(神戶), 요코하마(橫濱), 하코다데(函館), 오타루(小樽) 같은 항구도시의 붉은 기와 창고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전시회와 문화 공연이 이어지고 특산품 판매 상점이나 식당 등이 시민생활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문화 당국이 때늦은 감은 있으나 항동 일대의 붉은 기와 창고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는 사업은 인천의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불모지와 다를 바 없는 우리 고장의 문화 인프라를 위해서도 획기적인 일이다. 원형대로 남아있는 창고가 부족하여 짝퉁 창고를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쇄락의 길을 걷고 있는 구도심에 문화적 활기와 향기를 함께 불어넣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흐뭇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항동의 아트 플랫폼의 완공과 함께 인천 여성 미술가 협회의 비엔날레도 계획되어 있다. 앞으로 이곳이 구도심 뿐 아니라 인천 문화활동의 참된 본거지가 되기 위해서는 사후 관리와 효율적 경영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아트플랫폼 탄생에 관여한 모든 분들께 축하와 감사의 뜻을 인천 시민 모두와 함께 전하고 싶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