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프랑스 지중해 해변의 휴양도시 니스에 가까이 있는 쌩·폴은 예술가들의 마을이다. 방스(Vence)라는 보다 규모가 큰 마을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쌩·폴·드·방스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화가 마크·샤갈과 앙리·마티스도 이곳에서 살면서 창작활동을 했고 아르망 같은 화가도 쌩·폴에서 살았다.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배우 이브·몽땅이나 카트린느·드느브도 이곳에 별장이 있어서 연예인들을 자주 볼 수도 있었다.

쌩·폴에 있는 꼴롬브·도르(황금색 비둘기)라는 레스토랑은 프랑스의 인기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차대전 후 이곳 주인이 예술가들에게 밥값 대신 작품을 받기도 해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소장할 수 있었다. 꼴롬브·도르에서는 유명인들과 함께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에 둘러싸여 식사를 하는 호사를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작은 마을 쌩·폴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된 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게 되자 시의회에서는 여러가지 지혜를 짜내 관광객 수를 조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싼 주차요금이다. 개인 승용차는 물론 특히 관광버스의 경우 한번 주차에 50유로 (약 10만원)을 징수하고 있다. 가급적 단체관광객은 오지 말라는 간접적인 암시인 셈이다.

얼마 전 쌩·폴에서 만난 시의원에게 주차요금이 너무 비싸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마을의 정원(定員)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대답이었다. 대형 관광버스가 몰려들면 비좁은 길의 중세도시 쌩·폴을 제대로 볼 수도 없고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는 설명이었다. 시에서 재정지원을 받는 관광버스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외면 받으며 운행하는 인천시민으로서는 부럽기만 한 관광정책이자 수입창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